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OB Apr 30. 2017

우리는 저마다 마음에 여행지 하나씩을 품고 살아간다.

지난 겨울,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여행중일때의 일이다.


부다지역 시내 어느 한 골목,

허름한 호스텔에서 묵고 있던 나는

그날의 여행을 모두 마치고

너털너털 숙소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숙소로 다 와갈쯤

중년의 헝가리 남성 한 명이

어둠속에서 불켜진 상가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그를 관찰하기로 했고,

그는 오랫동안 자리에서 머물다가 떠났다.


나는 그 장면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고

사내가 떠나고나서

그가 들여다보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알고보니 그 상가는 여행사였고,

그가 들여다보고 있던 것은

동남아 여행패키지 상품 광고였다.


마음속으로 뜨거운 뭔가가 솟구치는것 같았다.

그것은,

떠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한 사람으로서

비슷한 욕망을 가진 사람에 대한 동질감이기도 했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추정되는 중년 남성으로부터 느껴지는

'고독' 같은것 때문이기도 했다.


여행이 떠나고 싶은데

떠날 수 없는 여건에 있는 지금.

오랜만에 이 사진을 다시 꺼내본다.


우리는 이 중년 남성처럼,

다들 마음에 여행지 하나씩을 품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꼭 보딩패스를 쥐고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지난 여행을 추억하는 것도 여행이고

다가올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여행이고

막연히 지구 반대편 어딘가를 마음에 품는 것도

이미 여행이다 .



5dmarklll

JACOBSPHTOGRAPHY

매거진의 이전글 Catch Your Moment.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