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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OB Apr 02. 2018

당신으로 부터 받은 사진들

당신으로 부터 이메일 하나를 받았다.

수백메가로 압축된 폴더는

온통 내 사진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도 하나 같이 사진에 열중하는 모습을 담은.


나는 사진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여행을 가거나 데이트를 해도

당신의 얼굴을 들여다 보는 시간보다

카메라 뷰파인더를 들여다 보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나 당신은 한 번도 내게

서운함을 내색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틈틈히 나를 담았다.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사진 연습을 하라며 언젠가 쥐어준

낡은 컴팩트카메라 속에는

몇번의 계절이 지나가는 동안

수백장의 내 사진이 쌓여갔던 것이다.


처음 폴더를 열어서 내용을 확인했을때

밑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솟구쳤다.

그 일련의 작품들은

내 평생 받은 가장 감동적인 선물이자

최고의 사진들 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을 꼽으라면

그건 당연히 당신이 내게 남겨준

그 사진들이 될 것이다.


다시,

당신의 카메라에 담기고 싶다.

당신의 두 눈안에 담기고 싶다.

세상 가장 따뜻한 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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