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해변
한 달 이상 계속된 재택근무에 봄날은 가고 갑갑함은 쌓여 갔다.
토요일 이른 아침 동해로 차를 몰았다. 시원한 파도 소리와 탁 트인 푸른 바다를 보고 싶었다.
가는 날이 장날일까? 기대와 달리 영동선을 타자 보슬보슬 비가 내렸다. 그래도 이왕 나섰으니 논스톱으로 강릉 사천진해변에 도착했다.먹구름과 함께 냉기를 머금은 바람 탓에 4월이지만 겨울 바다 느낌이었다.
해안선을 따라 짦은 드라이브 후 추위를 피해 카페 곳으로 들어섰다.
바다가 보이는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커피 맛도, 차 맛도, 빵 맛도 평범하다. 그저 그랬다. 자리값이 가격에 많이 포함된 듯...
빵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따뜻한 커피와 차로 잠시 몸을 녹인 뒤 다시 길을 나섰다.
하슬라아트월드를 경유하여 정동진해변에 도착했다. 비는 그쳤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여전히 냉기를 품고 속살로 파고 들었다.
날씨 탓일까? 코로나19 탓일까? 생각보다 해변은 조용하고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봄은 봄인데 마치 겨울바다 같다.
휴대폰을 들고 있는 손이 시리다. 차갑지만 청정한 바닷바람을 잔득 들이켰다. 출발할 때의 갑갑함은 밀려 오는 파도 소리에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