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 parapluies de Cherbourg
오늘처럼 비오는 날 항상 꺼내듣는 ost. 매번 들어도 질리기는 커녕 새로운 멜로디를 듣는 것처럼 설레기만 합니다. 자크 드미는 어떻게 이런 아기자기한 색감을 구현하고, 미셸 르그랑은 어떤 사람이었길래 이다지도 감미로운 선율을 만들어내었을까요. 제가 초등학생 때 ebs <세계의 명화>로 처음 보았는데, 대사 한마디 없이 노래로 시작해서 노래로 끝나는 형식에 첫번째 충격을 받았고 영화가 이다지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두 번째 충격을 받았습니다.
알제리 전쟁에 징집된 기(Guy)에게 떠나지 말라고 하소연하는 쥬느비에브(Genevieve). 하지만 그 영원할 것 같은 사랑도 시간의 무뎌짐과 현실적인 어려움 앞에서 속수무책이었죠. 비극까지는 아니지만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결말을 예견하는 듯한 애처로운 음악이 관객들의 가슴을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