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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Dec 26. 2021

La voix humaine

약 40~50여분간에 단막. 무대에는 여성 성악가 단 한명만 등장합니다. 방에는 침대와 거울등이 놓여있고, 조용하지면 무언가 불안에 휩싸인 주인공은 전화벨 소리가 들리자 황급히 수화기를 들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여자는 누군가에게 버림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전화 상대방에게 제발 전화를 끊지 말고 내 이야기를 들어보라며, 자신은 숨기는 것이 없으며 사랑하니까 제발 전화를 끊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합니다. 


프랑스의 극작가 장 콕토(Jean Cocteau)의 단막극 원작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6인조에 속한 근현대 작곡가 Francis Poulenc는 어느 작곡가도 생각할 수 없는 전무후무한 오페라를 완성했습니다. 


(해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60509&docId=2270998&categoryId=60509


극의 처움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노래가 이어지는 작품이어서 '아리아'라고 구분할 만한 대목이 없는, 모놀로그로 구성된 작품으로 상대방이 전화를 듣고 있다고 하지만 아마 상대방은 아무 이야기도 없이 듣고 있는 것만 같죠. 대화를 듣다 보면, 당신에 버림받아서 자살을 시도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40~50분간 한명의 성악가가 모든 극의 에너지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그것도 버림받은 여인의 심정을 표현해야 하는 게 결코 쉬운 작품은 아니지만,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매혹적인 체험임에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장 콕토의 원작에는 연대기, 심리적 발현, 사회적 관계, 전화기의 문제, 과거의 행복에 대한 회상 

들이 담겨있는데 풀랑크는 여기서 연대기, 전화기 문제, 과거의 행복에 대한 회상만을 남기고 심리적 묘사나 사회적 관계에 대한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여 콕토의 원작보다 더욱 공감을 일으키는 주인공을 형성하였습니다. 즉, 전화를 하는 여성과 상대방(등장하거나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지만)의 관계에 더욱 주목한 것이죠. 


원작이 프랑스어인데, 자막이 있는 영상(있더라도 프랑스어나 스페인어)을 찾기가 어려워서.... 

리브레토를 모두 번역하는 것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니, 오늘은 아쉽게도 불완전한 형태로 감상을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비록 모든 의미를 알 수는 없을지라도, 대략적인 내용은 이미 인지하고 있으니 성악가와 연기와 표정, 노래 등의 표현방식에 주목하시면서 감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의 공연은 이런 연출로 구성되구요. 


https://youtu.be/xzSPWvsVbUM


이 연출은 정말로 창의적인데요. 최근 현대음악 레퍼토리로 각광받는 Barbara Hannigan의 공연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로 탈바꿈하여, 관객들은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화면을 통해 그녀의 표정을 바라볼 수 있죠.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https://youtu.be/IMiRZkWlJw0


이 오페라를 초연할 당시에 노래했던 성악가 Denise Duval의 영화도 귀합니다. 네 부분으로 나눠서 올라와 있는데, 결국 모든 통화가 끝나고 감정을 추스려야 하는 마지막 부분의 영상입니다. 


https://youtu.be/9HPbeluIJ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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