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ques Jan 09. 2022

El Cimarrón

Hans Werner Henze

Hans Werner Henze(한스 베르너 헨체)는 음렬주의(serialism), 무조음악, 이탈리아 음악, 아랍음악, 재즈 등 다양한 음악 스타일의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연극 등 극장용 음악의 신기원을 이룩하였습니다. 1953년 좌파주의적 성향과 동성애에 대한 억압 떄문에 이탈리아로 이주하고, 1968년에는 체 게바라를 추모하는 레퀴엠을 초연할 만큼 정치적 성향이 매우 강했는데요. 초연 당시에 무대에 붉은 국기가 등장하여 야유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체 게바라의 사상에 감흥을 얻은 한스 베르너 헨체는 1969년~70년 음악을 가르치기 위해 쿠바에 거주하게 됩니다. 1990년대의 작품들엑서도, 예전보다는 논쟁은 덜할 지언정 음악을 통한 정치적 의견의 표출은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논란과 탄성을 동시에 이끌어낸 작곡가입니다.  



한스 베르너 헨체가 쿠바에 거주하던 시절(1969~70) 작곡된 El Cimarrón(도망친 노예)는 쿠바의 작가 Miguel Barnet(미겔 바르넷)이, 노예제도가 폐지되기 전 실제로 도망쳐 산 속에 숨어살고 쿠바 독립전쟁에 참여했던 Esteban Montejo(에스테반 몬테호)에 대해 쓴 전기인 <어느 도망친 노예의 일생(Biografia de un Cimarrón)>를 기반으로, 한스 마그누스 에젠스베르거가 리브레토를 쓰고 무대에 올릴 목적으로 작곡되었습니다. 바리톤이 도망친 노예를 연기하고 기타리스트, 플루티스트, 타악 연주자들로 구성된 4명의 예술가들이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데요. 플루티스트는 일본의 관악기인 류테키와 이탈리아의 Jew's harp를 연주하기도 하고, 성악가와 기타리스트가 타악을 연주하기도 하는 예측불가능한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총 15장으로 이루어져 노예의 일생을 이야기하는데요. 바리톤은 단지 노래 뿐만 아니라 웃음, 휘파람, 팔세토, 함성 등 다양한 소리를 공연 내내 펼쳐야 하기 때문에 고난이도의 가창과 표현력이 요구됩니다. 


1시간이 넘는 공연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노래와 소리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작품이지만, 쿠바 노예의 이야기를 통해 제국주의를 비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주목하며 천천히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구요. 아무래도 한번에 다 듣긴 힘든 작품일 테니 처음에는 조금씩 끊어서 들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순서대로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공연이며 영어버전 영상은 자막을 설정하시면 한국어 자막으로도 감상이 가능합니다. 원작은 독일어이지만, 아무래도 쿠바의 노예 이야기라서 그런지, 스페인어로 들을 때 더 큰 감흥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Y9aDDRkTMU0


https://youtu.be/ZoYSEQa6Jyc


https://youtu.be/9bT8PJSqp-c

매거진의 이전글 Symfonia pieśni żałosnyc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