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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Jan 28. 2022

Salve Regina

Dialogues des Carmélites

프랑스 혁명 이후 전개된 공포정치는 많은 이들을 두려움에 몰아 넣었고, 이 시기에 종교나 정치적인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신념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수녀들의 순교 실화를 그린 <Dialogues des Carmélites(카르멜파 수녀들의 대화)>는 지난 번 <목소리>로 만났던 프랑시스 풀랑크의 오페라입니다. 카르멜파는 바티칸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되었고, 모든 신도들이 파문된 적도 있죠. 섹스를 신성한 것으로 간주했다는 설도 들렸을 뿐더러, 프랑스 혁명 후 혁명 세력은 이들을 반동분자로 몰아갔습니다. 종교적 색채가 강한 내용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이런 작품을 더욱 보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줄거리 및 해설)

http://naver.me/5snd0gud


이 오페라에서 가장 잊을 수 없고 참혹한 장면이자, 오페라의 역사상 가장 강렬한 엔딩으로 기억될 수녀들의 단두대 처형장면. 물론 직접 묘사하지는 않고 한 명 한명씩 바닥위에 쓰러지거나 무대 뒤로 사라지는 방식으로 주로 연출이 되는데요. 영상을 찾지 못해서 아쉽지만, 제가 봤던 영상 중에는 발상의 전환으로, 불에 타고 있는 집에 갇혀 있는 여성 노동자들을 클레망스가 한명한명씩 구해주다가 정작 마지막에 본인이 나오려는 순간 집이 폭발하는 충격적인 연출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연출자의 상상력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매우 다양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수녀들이 한명씩 사라질 때마다 마치 단두대가 떨어지는 소리처럼 들려오는 서늘한 음향이 마음을 착잡하게 만듭니다. 단두대의 형장으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수녀들이 마지막으로 부르는 합창. 마리아를 찬미하는 "Salve Regina"  입니다. 성가이니만큼 라틴어로 부르며 사라져 가죠. 


Regina, mater misericordiae:
Vita, dulcedo, et spes nostra, salve.
Ad te clamamus, exsules, filii Hevae.
Ad te suspiramus, gementes et flentes
in hac lacrimarum valle.
Eia ergo, Advocata nostra,
illos tuos misericordes oculos
ad nos converte.
Et Iesum, benedictum fructum ventris tui,
nobis, post hoc exsilium ostende.
O clemens: O pia: O dulcis
Virgo Maria.


여왕이여, 자비의 어머니여. 

우리의 인생, 달콤함, 그리고 희망, 환호여.

가엾게 쫓겨난 이브의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눈믈을 흘립니다. 

당신에게 우리는 한숨을 쉬고, 애도하고 눈믈을 흘려 

이 눈물들이 계곡을 이루었습니다. 

우리의 보호자가, 자비로운 눈을

우리에게 돌리시네요.

그리고 예수, 축복받은 열매여,

우리의 수난이 끝난 이후, 보여주세요. 

오, 사랑하는, 달콤한,

성모 마리아여.


비교적 비슷한 분위기의 연출들만 검색이 되어서 아쉽지만, 그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믿음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시길 바랄게요. 



https://youtu.be/Bx_GPlWnw_A

https://youtu.be/mkOK3aXzMpc

https://youtu.be/7SZo7QRlJF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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