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ques Feb 12. 2022

War Requiem

Benjamin Britten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Benjamin Britten (벤자민 브리튼)은 1929년 16세의 나이에 영국 왕립 음악원에 입학하면서 음악적 재능을 꽃피우고 1930년대부터는 시인 W.H.Auden과 협력하며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난해한 현대음악의 특징과는 거리가 멀고 대중들이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 시기의 영국 작곡가들이 다른 유럽 작곡가들과는 구분되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민족주의적 특성을 음악을 통해 드러낸 작곡가도 있었던 반면 벤자민 브리튼은 본인의 개성에 더욱 주력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에서 자주 연주되는, 나레이션이 함께 들어간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도 바로 벤자민 브리튼의 작품입니다. 대중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을 알 수 있지요.  

벤자민 브리튼의 작품들 중에는 성악곡의 비중이 높은데요. 아무래도 그의 동반자였던 Peter Pears의 영향도 있을 것 같습니다. 피어 피어스가 테너였거든요. 그래서 브리튼의 가곡이나 오페라의 주인공은 테너를 위한 곡들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곡들이 많은데 그를 대표하는 성악 작품은 역시 1961~1962년에 작곡된 War Requiem (전쟁 레퀴엠)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레퀴엠을 여러 차례 소개해 드려 또 레퀴엠을 소개하는 게 맞을 지 고민도 되었지만(이 곡외에도 소개해 드리고 싶은 다른 작곡가들의 레퀴엠이 아직 두 곡 정도 남아 있습니다 ^^;;;), 이 작품을 통해 브리튼의 음악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선정했습니다. 저는 이 곡을,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실연으로 감상했었는데요. 지금은 세상을 떠나신 거장 마리스 얀손스의 지휘로 이 대곡을 들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었습니다. 


14세기에 지어졌지만 2차세계대전 폭격으로 무너지고 재건된 Conventry 성당의 축성을 위해 작곡된 전쟁 레퀴엠은 진혼곡이라는 '레퀴엠'의 원래 목적에서 더 나아가, 전쟁과 폭력이 없는 세계와 평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고대 라틴어 가사와 Wilfred Owen의 전례(Liturgical)시를 배치하였는데요. 실제로 윌프레드 오웬은 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의 Sambre-Oise Canal 지역에서 휴전을 단 1주 앞두고 전사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요. 이후에는 그의 시들이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전쟁 시인이 되었습니다. 


곡은 크게 6개의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C조와 F#조 사이의 3온음(tritone)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곡은 소프라노와 합창이 전체 오케스트라, 바리톤과 테너가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함계 하고 이에 더해 소년들의 합창이 더해진 점이 독특한데요. 소년들의 합창은 작은 규모의 오르간 선율에 더해져 더욱 성스러우면서도 기존의 레퀴엠에서 들을 수 없었던 독특한 선율이 흐릅니다. 나머지 성부는 라틴어 가사를 부르는 반면, 바리톤과 테너는 Wilfred Owen의 시를 불러 병치되됨으로써 남성 성부가 좀 더 부각되기도 합니다.  


http://naver.me/GIzcyNvx


전체 분량이 약 1시간 20분가량 소요되는 곡이니만큼 주말에 들으실 곡으로 선정을 해 보았는데요. 텍스트를 모두 번역할 수 없어 아쉽지만 혹시 검색을 못하시더라도 여러 목소리가 주는 화음과 조화, 그리고 악기들의 선율에서 분명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https://youtu.be/HwBEtfXXsvU

https://youtu.be/ym7W3J34vJo



매거진의 이전글 Vier Letzte Liede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