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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Feb 21. 2022

파울 클레의 주제에 관한 7개의 습작

Gunther Schuller


미국의 작곡가이자 호른 연주가였던 Gunther Schuller(군터 쉴러)는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들며 음악활동을 했으며, 그만의 장르인 "Third Stream(제3의 물결)"을 정리하고 수립했습니다. "제3의 물결"이란 1957년 쉴러가 Brandeis 대학교에서 강의하면서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클래식과 재즈 기법을 혼합한 음악을 일컫습니다. 규칙에 충실한 클래식, 즉흥적인 리듬과 선율에 맡기는 재즈라는, 양립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두 장르를 접목하여 클래식에는 자유를, 재즈에는 규칙을 부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이 탄생하였는데요. "제3의 물결"에 대한 아래의 부정적 정의가 흥미로습니다.


- 현으로 연주하는 재즈가 아니다.

- 클래식 악기로 연주하는 재즈가 아니다.

- 재즈 음악가가 연주하는 클래식 음악이 아니다.

- 비바 리듬의 사이에 라벨이나 쇤베르크음악의 일부를 넣거나, 그 반대의 형태를 취하는 것이 아니다.

- 푸가 형태의 재즈가 아니다.

- 재즈 음악가가 연주하는 푸가가 아니다.

- 재즈 또는 클래식 음악을 타파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창의적 음악가들이 취할수 있는 장르 중 하나이다.





이러한 "Third Stream" 계열의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곡인 "7 Studies on Themes of Paul Klee(파울 클레의 주제에 관한 7개의 습작)"는 스위스의 화가 파울 클레의 일곱 작품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입니다. 파울 클레는 당시 청기사파, 초현실주의 등 1900년대의 대표적 미술 사조에 편승하는 대신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축하였는데요. 그의 그림들을 보면, '리듬'을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여 마치 악보 또는 리듬을 색채와 선으로 표현하는 듯한 인상을 자아냅니다.


작품의 이름들이 그대로 각 악장의 이름으로 사용되어 감상의 재미를 더하는데요. 첫번째 Antique Harmonies에에서는 파울 클레 그림에서 자주 나타나는 사각형 형태의 모양에서 영감을 얻어, 트럼펫과 현악을 통해 노란 색채를 표현하였고 열린 5박자의 형태로 중세시대의 카덴스를 재현하여 "옛스런(antique)"느낌을 자아냈습니다. 두번째 Abstract Trio 는 작품명과 같이 목관악기, 금관과 바순 등 세 편성의 관악으로 연주되구요. Little Blue Devil에서는 금관과 저음의 클라리넷을 통해 푸른 색채를 표현하였고 Twittering Machine에서는 새들의 귀저기는 소리가 느껴집니다. 다섯번째인 Arab Village에서는 플룻과 드럼 등을 통해 태양이 빗나는 아랍 지역의 마을을 구현했고 리듬도 아랍풍이 느껴집니다. 여섯번쨰인 Eerie Moment는 그림의 내용보다는 제목 자체의 의미에 주목하여 불안한 느낌을 고조시켰구요. 마지막 Pastorale에서는 질서있게 배열된 드로잉의 선처럼, 음악 역시 클라리넷과 일글리시/프렌치 호른 등이 일정한 조화를 이루며 곡을 마무리합니다.


작은 이미지로나마 그림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 주시구요.


"7 Studies on Themes of Paul Klee" by Composer Gunther Schuller : Interlude



아래 영상에서도 각 주제들이 시작하기 전 그림들이 등장하여 감상의 이해를 돕습니다. Adrian Bryttan이 지휘하는 우크라이나 Lviv 필하모닉의 연주입니다.  


https://youtu.be/73MrmYgx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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