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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Oct 12. 2020

<잉글리쉬 페이션트>(1996)

The English Patient



2년전 이맘 , 튀니지로 휴가를 떠났어요. 순전히  영화를 보고난  튀니지는 가장 가고 싶은 나라  하나로 자리잡았고 마침 저렴한 비행기표를 발견하여 앞뒤 재지 않고 질렀습니다. 그리고,  열흘간의 일정은  생여행이 되었어요.

시대를 머금은 거대한 사랑이야기인 <잉글리쉬 페이션트>. 근데 이는 영화에 해당되는 말인것같아요. 영화 후에 읽었던 Michael Ondaatje  원작소설은 로맨스보다는 전쟁 자체가 남긴 피폐한 인간의 영혼에 초점을 맞추었고 알마시가 회상하는 지난 날이 영화에서는 중심이 되는 반면, 소설에서는 주변적인 이야기로 등장할 뿐더러 다소 냉소적인 필체로 묘사하기 때문이지요. 제가 작가라면  각색을 좋아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엔 더더욱 보기 힘든 사랑의 대서사시에 너무나도 멋진 배우들이 등장하여 항상 마음을 설레게 하는 영화임에 분명하고, 영화  사막의 촬영지인 튀니지의 사하라 사막을 직접 걸었을 때의 느낌은 지금도 벅차오릅니다.

 영화의 ost 제가 초등학교 5학년  엄마를 졸라서 구입했어요. 역시나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였어서 대학생이 되어서야 보게 되었고  전에 ost 수차례 들었죠. Gabriel Yared 먹먹한 선율에, 마치 아랍 음악을 듣는  같은 헝가리 민속음악 가수 Martá Sebestyen 음성이 더해져 펼쳐지는 사하라 사막의 오프닝은 가끔씩 삶이 무기력해질 때마다 마법처럼 설렘을 불어넣습니다. (아마 주인공 알마시가 헝가리인으로 설정되어 있어 헝가리 뮤지션이 참여한  같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여행을 갔다온  1 , 그러니까 작년 이맘때는 예상치 못한 출장 건으로 튀니지를 다시 방문했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설렘의 순간이 자주 찾아오면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질  같아요.


https://youtu.be/ws9_fagam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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