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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Oct 27. 2020

<바람이 우리를 데려가 주리라> (1999)

باد ما را خواهد برد

이란은 시를 닮은 나라입니다. Hafiz를 비롯한 걸출한 시인들을 배출했고, 10월 12일을 하피즈의 날로 제정해 그의 시들을 기리고 있죠. 중동 지역에서 유일하게 페르시아 문화를 간직한 나라로 고고함이 깃들여 있습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들 역시 함축적인 문장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시를 닮았습니다. 포르그 파후르자드의 시 제목이기도 한 영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에서는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가치가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깨우쳐 줍니다. 시를 낭송하는 아낙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도와주려는 사람들, 외지인에게 한없이 순수한 어린아이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네요. 영화 끝부분에 흐르던, 자연의 섭리를 지긋이 응시하는 음악을 들어 봅니다

.


, 나의 짧은  동안

바람은 잎새를 만나려한다

나의 밤은 통렬한 아픔으로 가득하니

들어라!

그림자의 속삭임이 들리는가?

이런 행복은 내게 낯설구나

 절망에 익숙해있으니

들어라!

그림자의 속삭임이 들리는가?

 어둠 속에는 무슨 일인가?

달은 붉고 수심에  

언제 무너질지 모를 지붕에 매달렸다

구름은 비탄에 잠긴 여인들처럼

비의 탄생을 기다리는구나

 순간이면 모든 것이 끝나니

창문 너머로 밤은 떨고 있구나

지구는 자전을 멈추었구나

창문 너머로 낯선 이가 

그대와 나를 걱정하고 있으니

푸르른 그대여,

그대의   불타는 기억들을 

 부드러운  위에 얹고

생명의 온기로 충만한 그대 입술을 

 갈망하는 입술에 맡기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

https://youtu.be/liU3SDzsLv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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