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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Oct 31. 2020

<5x2> (2004)

오늘 독서모임에서 “낯설게 하기” 이야기를 하다가 거론되었던 영화에요. 한 연인의 만남에서 결혼, 갈등과 이혼의 과정을 역순으로, 5개챕터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어요. 이혼조정이 첫 장면이 되고, 서로에게 조금씩 설레는 두 인물이 태양이 넘실대는 고요한 바다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영화가 마무리되죠. 이미 영화의 끝, 즉 사랑의 시작부터 영화의 시작, 사랑의 끝은 예견되었던 걸까요. 그저 순서만 바꾸었을 뿐인데 자꾸 영화의 처음으로 다시 되돌리게 됩니다.

1 챕터를 제외하고,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이탈리아 칸초네들이 두 주인공의 시간여행에 동반하는데요. 2챕터에서 굳이 꺼내지 않았어도 될 이야기를 들은 후 복잡한 심정으로 마리옹이 춤을 출 때 흐르는 Paolo Conte의 Sparring Partner, 3챕터에서 갓 출산한 마리옹에게 아무 의미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 질의 모습을 비추며, 비내리는 차 밖을 응시하게 만드는 Luigi Tenco의 Mi Sono Innamorato di te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습니다. 특히 파올로 콘테는 2013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보았어서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이 노래는 부르지 않아 약간 아쉬웠지만요^^


https://youtu.be/ZowybKQPaz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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