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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크슈타인 Nov 09. 2024

잠들어 버린 불면의 밤

새벽의 초상


빗소리 천둥소리 파도소리

백색소음으로 귀르가즘 채우려 찾아 헤매는

새벽녘 ASMR의 방랑자여


마침내 자연의 속삭임에 멈칫 속을 뻔

스피커 너머로 들려 차가운 전파에 실린 소리는

따스한 울림으로 이 몸을 감싸주진 못해


피곤한데 눈이 아픈데

억지로 깨어 있으려는 마음은 도대체 무엇인지

이 밤의 한 자락 더 움켜쥐고 있고 싶어


요기조기 24시간 돌아가는 배달의 민족

조용한 방 안을 채우는 야식의 향기

이내 잠들어도 홀로 쉬지 못할 두 번째 뇌의 볼멘소리


잠을 갈구하며 또한 거부하는 모순된 반항

스스로를 혹사하는 욕망의 대가는

어디로 가 닿을까 바보 같은 걱정만 늘어나


흩어진 생각 부서진 마음으로 고단한 이 밤

고요한 새벽 깨어있는 밤의 초상 속에

다시 깨어 덧난 상처를 달래며 이내 다시 묻어본다


언젠가 이 무거운 불면의 밤도

나의 글과 함께 서서히 잦아들 수 있길 바래

내가 보낸 위로가 나를 찾아주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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