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크슈타인 Nov 03. 2024

허무를 딛고, 영원을 향해

오늘을 살아요, 우리


우리의 고차원적 의식과 정신,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 뽐내는 영혼의 존재는

번쩍 지지직, 시냅스 간 교류하는

전기 신호의 흔적일 뿐일까


조로아스터가, 브라하마가, 붓다가, 예수가

신께서 가라사대, 만물을 창조하고

마침내 우리 안에 신성이 있는 영혼을 담아

흙으로 빚어내 주신 걸까


우리는 여전히 알 수 없어

무심한 자연 위, 짧은 생 스쳐 지나갈 뿐

허나 안다면 또 어찌하리

고귀한 영혼이든 뇌 작용의 부산물이든


텔로미어와 활성산소가 옥죄어 오고

줄기세포조차 정복 못한 우린

자웅이 함께 해 불완전한 복제품을 만들어

생식의 굴레에 갇힌 유전자의 노예


어디서 왔는지 모를 이 땅에 발 디뎠을 뿐

답할 수 없는 심연의 물음엔 가슴만 일렁여라

불멸의 자리에 끝없는 길이 남았을지

잠시 피어올라 이윽고 흩어지는 찰나일지


어느 쪽이든 점점 길어지는 죽음의 그림자

믿음의 나침반이 어디를 향하든 강요하지 말았으면 해

우리 조금 내려놓고 오늘을 살자

하루하루 소중한 기적 같은 순간들을 느끼며


가진 전부를 다해 빛나야 할 이 한 생

고독한 영혼아, 불꽃으로 일어나

당신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존재의 이유를 노래하며

지금, 이 삶을 뜨겁게 살아가자


언젠가 이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우리가 남긴 흔적 하나,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은은하게 빛난다면

그것이 곧 우리의 영원임을 알기에.







작가의 이전글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