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광의 구두를 신은 그녀
발끝으로는
동그라미를 그리며
손끝으로는
한 모금 담배연기를 날려 보낸다
담배연기로 감추려 해도
긴 머리카락 아래
숨어있는 한숨이 엿보여
무심한 빗방울에
무너져 내릴까 마음 조리네
나는 그 앞에
이름 없는 그림자처럼 앉아
차마 건네지 못한 말들을
백 번도 넘게
삼키고 또 삼킨다
깨달음은 언제나 날 외면하니
사랑이란,
비 오는 날 벗어놓은 구두처럼
서서히 말라가며
결코 반짝이지 않는 것일 수 있음을
소슬바람의 지식창고이자 사색공간, B612 입니다. IT업계에서 기획/전략/마케팅/영업을 두루 경험했습니다. 기술트랜드에 대한 공부와 함께 삶과 사랑에 대한 사색을 글로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