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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wNhere May 31. 2019

니 새끼들은 니들이 챙겨라

치매의 기록

첫애의 유치원 거부 현상은 

유치원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종일반을 그만두고 

대신 매일 미술학원을 보내면서 진정됐다.


그때 유치원에 대한 나의 선입견은 완전히 무너졌으며, 

엄마 눈에 아무리 화려하고 좋아 보여도 아이의 성향과 맞지 않다면 

그 유치원은 아이에게 1도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첫째는 새로 옮긴 유치원에 잘 적응해 가고,

둘째는 아가 때부터 다니던 어린이집을 문제없이 잘 다니고 있으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난 일을 알아봤고 그때마다 감사하게도 일이 구해졌다. 

다시 돌봄 이모를 구해야 했는데 그 전보다 더 까다롭게 생각하다 보니 잘 구해지지 않고 있었다. 

첫애가 미술학원을 들렀다 아파트 입구에 오는 시간은 5시 50분. 

그 시간에 아이를 받아서 바로 앞 동 어린이집을 들러 둘째까지 데리고 집에 오는 것을 

당분간 시어머니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께서 아이들과 1~2시간만 같이 있어주시면 

그 사이 잽싸게 나와 신랑은 퇴근을 해서 집에 도착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걱정하지 마라. 그것도 못 하겠니?" 

시어머니의 말씀이셨다. 

혹시나 약속시간을 잊으실까 봐 

시어미니의 핸드폰은 큰애 하원 시간에 맞춰 알람이 5분 전, 10분 전 울리게 맞춰 놓고 

5시부터 내가 전화를 걸어 어머니께 알려드린다는 계획을 짰다. 


하루, 이틀 다행히 그 계획은 잘 실천되고 있었다.

5시가 좀 넘어서 전화를 드리면 "아이고 안다. 걱정하지 마라"

다행히 일주일은 크게 늦는 날이 없었다. 

어서 도우미 이모만 구해지면 괜찮아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주말을 보내고 다음 주 월요일이 지나고 화요일. 

그날은 나보다 신랑이 먼저 퇴근을 했고 아이들과 먼저 저녁을 먹고 있었다. 

뒤이어 내가 퇴근을 했고 아이들을 씻기고 재우자 

신랑이 이야기를 하자고 거실로 불렀다.


"어머니가 내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자 화를 내셨어. 

 니 새끼들은 니네가 챙겨라 

 하루 종일 신경 쓰여 못 살겠다. 하시더라고" 


"이웃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2시부터 시계만 보신다는 거야. 혹시나 늦을까 봐... " 


많이 부담이셨나 보다. 

혹시나 손주가 밖에서 기다릴까 봐 2시부터 시계를 연신 보셨을 거다. 

그러다 잠깐 TV를 보다가도 친구분들과 이야기를 하시다가도 시계만 눈에 보이셨을 테지.  

5시가 넘으면 며느리에게 전화도 오고... 알람도 울리고.. 꺼놓으면 또 울리고... 

온통 신경이 거기 가 있으니 머리도 아프고 스트레스도 오고 

귀찮고 이런 상황도 싫고... 

핸드폰을 던지시며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고 신랑이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하던 신랑의 입에서 

한참을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야기하다 말미에 이런 말을 하더라. 

"어머니도 그렇고 도우미를 또 구하면 아이들도 걱정이 되고.. 

둘 중에 하나는 당분간 집에 있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당신은 계속 일을 하고 싶어 하니까 내가 그만둘게" 

신랑이 회사를 그만둔 백만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시어머니와 아이들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난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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