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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여름방학
Oct 02. 2019
에스컬레이터와 마을버스
서울에
올라와
가장
신기했던
건
에스컬레이터였다
.
지하철이
역에
도착하고
도어가
열리면
,
사람들이
일제히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
신기했다
.
마치
그곳에
뭐가
있
는지
모두들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
그리고
그곳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다
.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아무도
바닥을
보지
않는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
사람들은
심지어
뒤로
돌아서서
이야기를
하면서도
타이밍에
맞춰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올려놓았다
.
발바닥에
눈이라도
달린
것
같았다
.
나는
타이밍을
연습하느라
한동안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면
바싹
긴장했다
.
하나
둘
셋에
타는
거야
.
하나
둘
하는데
뒤에서
밀어서
넘어질
뻔도
했다
.
익숙해지기까지
몇
달쯤
걸렸던
것
같다
.
당시에는
학교
앞에
지하철역이
없어서
신설동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
했는데
,
이게
또
신기했다
.
내가
살던
동네에는
이런
조그만
버스가
없었다
.
귀여운
버스였다
.
나는
마을버스
타는
게
기분이
좋았다
.
내가
거인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들고
,
작은
좌석에
쪼그리고
앉은
사람들도
귀엽고
행복해
보였다
.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동네
사람들처럼
보였다
.
서울은
황량하고
삭막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귀여웠고
,
마음
기댈
곳도
있었다
.
에스컬레이터와
마을버스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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