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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방학 Oct 02. 2019

고막 소리

우리 때는 선생님들이  많이 때렸다. 남중 남고라  그랬을까. 나는 중학교 1학년  선생님에게 맞아 고막이 찢어졌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귀에서 계속 소리가 나는 통에 뭐가 들어갔나 싶어, 손가락으로 후벼보고, 수돗가에서 귀에 물을 넣어보고 했다. 집에 가서 부모님께 얘기했더니, 이비인후과에 데리고 가셨다. 선생님이 고막이 찢어졌다고 했다. 딱히 치료방법은 없고 그냥 놔두면  붙을 건데, 그전까지는 소리가  윙윙 거리게 들릴 거라고 했다.

 



 고막을 찢은 선생님은 덩치가 크고 손이 우리들 얼굴만 했다. 누구든 걸리면 가차 없었다. 우리는   수업시간에 벌벌 떨었는데,  뒤로는 우리를  때렸다.

 



삽자루라는 별명의 선생님은 체육 선생님이었는데, 삽자루로 엉덩이를 때렸다. 체육 시간에 빨리  나오면 때렸다. 삽의 평평한  때려서 생각보다 아프진 않았다. 아버지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했던  같다.

 



볼을  꼬집는 선생님도 있었다. 그냥 꼬집는  아니라, 검지와 중지를 구부려서  사이로 볼을 찝어서 병뚜껑을 따듯이 꼬집는데, 얼얼한 정도를 넘어 벌겋게 찰과상이 생길 정도였다.  선생님에게 꼬집히고 나면 아픈 것보다 기분이 나빴다.

 



다행인 점은 내가 그렇게 맞고 자란 기억 덕에 나는 누군가를 때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맞는  기분이 나쁘다. 아무리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그렇다. 윙윙 거리는 귓전의 소리가 가르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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