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주짓수박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방학 Aug 23. 2019

슬럼프를 극복하는 나의 자세1

워킹대드 주짓떼로 7편

 이렇게 내가 ‘자세라는 말을 자주 쓸까는 생각을 했다. 물론 아무도 묻진 않았지만, 지레 찔려서. 생각해보니, 주짓수가 상당히 매우  ‘자세 중심적이어서가 아닐까 라는 변명을 대기로 했다. 니온밸리를  때는 반대쪽 다리를  펴야 상대에게 도복 깃을 붙잡히지 않으며, 사이드 마운트에 깔릴 때는  손은 골반에 다른  손은  옆에 두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며 등등. 다른 말로 ‘구조라고도 하는데,  구조를 선점하는 사람이 유리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불리하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3개월을  ,  도장에 나오니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못보던 사람들이 많아졌고 보던 사람들  일부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체력이 떨어져 있었다.  

 

 

복귀  첫날,

 

  이렇게 땀을 많이 흘려요. 어디  안좋은  아니죠?”

율빠, 몸이 많이 느려졌는데?”

 쉬어야 되는  아니에요?”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로봇 같은 톤으로 읽을 )”

 

하도 걱정스런 염려를 듣다보니 나도 내가 걱정이  지경이었다.  종합병원이라도 가봐야 하는  아닌가. 근데 병원에 가서 뭐라고 하지? 롤링(주짓수에서 서브미션을 배제한 기술 위주의 부드러운 스파링을 일컫는 )  안된다고 해야 하나? 그럼 뭐지? 롤링병인가? 그게 약을 먹으면 치료가 되는 건가?

 

주짓수는 보기에도 그렇지만 실제로 해보면  격렬한 운동이다. 준비운동 30, 기술 연습 30, 스파링 30  1시간 30  수업이 진행되는데, 처음 주짓수를 시작했을 , 준비 운동 30 하고 힘들어서 드러누운 적도 있다. 준비운동은 도장 스타일 마다 다르지만, 우리 도장의 경우, 간단한 관절 스트레칭에서부터 푸시업, 크런치, 런지, 스쿼트  웬만한 헬스장에서 하는 운동을  한다. 관절을 부드럽게 해서 움직임을 좋게 만들고 부상을 방지하며 근력을 키워주고 노화 방지와 셀룰 라이트 제거와 미백에 탁월하며 노폐물 제거에 탁월한 기능이 있다,  루머가 있지는 않을까 싶을 만큼 몸에 좋은 약이다. 물론 그래서  쓰다.

 

**

3개월을 띵가띵가,  아니었다. 아내 산후조리도 하고, 아기도 돌보고, 잠도  못자고 운동은 뒷전이었더니, 살이 찌고 몸이 느려지고 머리가 맑지 않았다. 슬램덩크의  장면이 떠올랐다. “그러고도 한동안 움직인 것으로 보아 영원히 선수 활동을   없을 정도의 부상은 아닐 거야. 하지만 지금까지 빠르게 성장해 왔듯이 배워온 것을 잃어가는 시간도 빠르겠지.” 코트 사이드에 엎드려 주먹을 움켜쥐고 원통함에 부르르 떨던 강백호처럼 나는 도장 매트에 진이 빠진 상태로 한동안 누워 있었다.

 

**

 

사람들의 격려를 받아도 울적했다. 몸으로 느껴졌다. 불어난 체중이며, 전처럼 매일 도장에 출근하는 일은 불가능한 상황에, 내가 다시 전과 같이 주짓수에 열정을 쏟을  있는 시간은 끝났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용히 마음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와 나를 잠식해들어갔다. 즐겁지가 않았다. 부상으로 쉬기  열심히 연습했던 인버티드 자세(몸을 거꾸로 뒤집어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는 자세)  때마다 갈비뼈가 아파 그만둘  밖에 없었고, 자연히 그와 연관된 공격 기술도 사용하기 힘들어 졌다.

 

상대방의 사이드마운트나 니온밸리에 자라보고 놀란 갈비뼈마냥 깜짝 놀라기 일쑤였다. 운동이 끝나면 왠지 다쳤던 부위에 뻐근한 느낌이 이어지는  같았다. 나는 진지하게 주짓수를 그만두어야 하는 걸까 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변화를 마주하는 나의 자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