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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방학 Oct 02. 2019

권법 소년

권법 소년이라는 만화를 읽고 만화 속에 나오는 팔극권의 고수가 되고 싶어 졌다. 하교 시간에 책가방을 내려놓고 향나무 옆에서 팔극권을 연습했다.  발로는 땅을 세게 구르고 다른 발은 앞으로 뻥 차면서 주먹을 내지르는 동작을, 500번씩 했다.



 

권법을 수련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제자가 생겼다. 나는 내가 아는 팔극권의 형을 가르쳐 주었다. 수업이 끝나고 학교 건물 뒤편의 공터에서 비기를 전수했다. 하루는  아이가 흥분된 얼굴로 나를 찾아와, 깡패를 만났는데, 팔극권으로 물리쳤다고 했다. 멋있어 보였다. 나는 잘했다고 칭찬해줬다.

 



 뒤로 다른 제자는 키우지 않았다. 팔극권은 비기이기 때문이다. 아무에게나 전수해서는  된다.

 



내가 팔극권의 고수라는 소문을 듣고 도전자가 나타났다. 난감했다. 학교가 끝나고 씨름장 위에서 붙었는데 순식간에 졌다. 상대 아이는 합기도 고수였다. 키가 나보다 10센티미터쯤  컸다. 나는 자존심을 누르고 합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가지 기술을 알려줬는데 써먹지는 못했다. 내가 졌다는 소문이 났는지  이상 도전자가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덤블링을 곧잘 했다. 체육시간에 덤블링을 나만큼 잘하는 사람이 없었다. 체육 시간에 좋은 점수를 받고 싶은 아이들에게 개인 교습을 해줬다. 어느  방과 후에 덤블링 시범을 보이다 등으로 떨어졌다. 매트가 없는 맨바닥이어서 많이 아팠다.  뒤로는 겁이 나서 덤블링을 못하게 되었다.




팔극권도 덤블링도 그렇게 대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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