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중요성 #잠을 무시하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불면증 환자 수는 63만3260명으로 2015년(50만5685명)보다 25% 이상 증가했다. 매년 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우울증으로 병의원을 찾은 환자는 약 80만 명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우울증 환자 수도 연평균 7%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증은 우울증을 초래한다. GDP가 세계 12위라는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인데 어째서 매년 불면증 환자, 우울증 환자는 경제성장률 보다 높은 속도로 증가하는걸까? 우리는 ‘빨리빨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한국인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님들의 교육열 때문에 앉는 속도, 걸음마 떼는 속도부터 옆집 아이들과 비교당하면서 살아왔다. ‘SKY캐슬’이라는 드라마에서 보여주듯이 높은 사회적 기준에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가? 어릴 때부터 ‘사당오락’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고 과정 보다는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 풍조 속에서 당연히 잠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잠을 방해하는 것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는 경쟁뿐만이 아니다. 경쟁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핸드폰으로 손만 뻗으면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에 잠을 안 잔다. 새벽에도 쉬지 않고 울리는 SNS 알람. 드라마, 영화, 게임과 유튜브, 웹툰 등. 자기 전에 심심해서 핸드폰을 잡으면 1,2 시간은 훌쩍 가버린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잠이 부족한 사람들은 출근길에 커피를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커피의 카페인은 졸음을 촉진하는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수면 유도를 방해한다. 거리에서는 쉽게 커피 커피전문점을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또 하루를 버티기 위해 커피를 물처럼 마신다. 나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졸음을 쫒기 위해 자판기 커피로 직행했었다. 과거에는 180ml 종이컵 한 잔의 커피만 마셨으나 현재는 커피전문점들의 등장으로 커피 한 잔의 용량은 400ml나 된다. 한 사람이 1년 동안 마시는 커피가 무려 353잔이라 하니 피로신호를 가로채는 커피를 매일 마시며 만성 탈수와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우리나라의 눈부신 성장은 우리의 수면을 희생시켜 얻은 결과물이다.
우리나라의 자살율이 OECD 국가 중 1위인 것은 불면증과도 연관이 있다. 불면증은 우울증을 초래하고 우울증은 자살 충동을 일으킨다. 또한 불면증 환자들이 먹는 졸피뎀(스틸녹스)이라는 수면제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 졸피뎀은 뇌에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강화시켜 진정 및 수면효과를 나타낸다. 이 약을 먹으면 30분 이내에 잠이 들게 되는 장점이 있지만 자살충동, 환각, 몽유병 등의 부작용도 있다. 졸피뎀에 중독되면 기억이 상실된 상태, 행동조절이 안 되는 상태에서 자살 같은 위험한 행동도 할 수 있다. 드물게 자살충동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대만에서는 자살 시도자 2199명을 대상으로 한 졸피뎀과 자살시도와의 연관성 연구에서 정신 질환의 유무와 상관 없이 졸피템과 자살 시도가 매우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선택도 불면증을 동반한 우울증과 매우 연관이 높다.
내가 잠을 충분히 자야한다고 강조할 때마다 사람들은 잠 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말한다. 자는 시간은 ‘버려지는’ 시간으로 생각하며 잠을 경시한다.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잠을 줄인다고 자랑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고 밤새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등 즐기기 위해 잠을 줄이는 사람도 있다. 수면은 뇌와 신체에 휴식을 준다. (숙면의 모든 것 P.137)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버려진다고’ 생각하는 수면 시간에 사실 신체는 놀라운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몸이 소변으로 노폐물을 내보내는 것처럼 뇌에도 노폐물을 내보내는 시스템이 있다. 바로 ‘글림프 시스템’이다. 신경교세포의 표면에 물을 흡수하는 시스템이 있어서 뇌척수액이 뇌 안으로 흡수되어 노폐물을 씻어내는 방식이다. 자고 있을 때는 감각이 차단되기에 뇌가 낮 보다 효율적으로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 등 각종 독소를 제거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처리되지 못 한 아밀로이드 베타 등의 노폐물이 쌓인다. 그렇게 되면 알츠하이머 등의 인지증이나 신경 질환이 일어날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숙면의 모든 것 P.33) 또한 최근에는 잠을 자고 있을 때 기억이 정리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루에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이면 갖가지 원인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15% 증가한다.(수면혁명 p38~39)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은 2~2.6배 높고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은 1.5~4배 가량 높다. 멜라토닌이 부족하면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 체계가 약화되기 때문에 감기 같은 흔한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비만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렙틴이라는 호르몬은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물질인데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렙틴이 잘 분비되지 않는다. 게다가 위에서 분비되는 그렐린은 식욕을 증진하는 호르몬인데 수면이 부족하면 그렐린의 분비가 더 활성화된다고 한다. 잠이 부족하면 식욕 제어가 안 되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델라웨어대학교의 심리학자인 브래드 월개스트는 “우울증이라 생각될 때, 심지어 불안 장애라고 생각될 때도 껍질을 벗겨보면 80~90%는 수면 장애가 함께 나타난다”고 했다. 영국의 수면 설문 조사에 따르면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은 대조군에 비해 무력감을 느낄 가능성이 7배,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5배 높았다. 잠을 못 자면 외모도 흉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남녀 25명에게 이틀 연속 4시간만 자도록 수면 시간을 제한한 뒤 그 사진을 찍어서 1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보여준 결과, ‘어딘가 아파 보인다’, ‘졸린 것 같다’ 같은 평가 외에도 ‘매력적이지 않다’,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같은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숙면의 모든 것 P.147) 이로써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은 증명된 셈이다. 건강하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충분히 자야한다.
이렇게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평소에는 늦게 자면서 주말에 몰아서 자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타깝게도 잠은 저축되지 않는다고 한다.(숙면의 모든 것 p.35) 자고싶다는 욕구를 ‘수면 압력’이라고 한다. 밤을 새운 뒤에는 수면 압력이 더 강해진다. 부족한 잠을 채우려고 하기 때문에 알람을 맞춰 놓아도 간신히 일어나서 끄고 또 자버린다. 수면 부족이 2~3일 축적된 상태라면 주말에 푹 자서 부족한 수면 부족을 청산할 수 있지만 불면이 3~4주씩 계속되면 수면 부족이 만성화되어 수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상환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한다. 이런 상태가 바로 ‘수면 부채’이다. 당신에게 100억 빚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갚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수면부채는 바로 이런 느낌이다. 수면 부채는 다른 것으로는 갚을 수 없고 오직 수면으로만 갚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미라클 모닝>이란 책이 나온 이후로 새벽에 일어난 것을 인증하는 미라클 모닝 모임이 자기계발의 방법으로 인기이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늦은 밤까지 일 하거나 공부하는 등의 자기계발 하는 사진을 SNS에 올린다.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 경쟁하듯이. 그러나 자기계발이 아니라 자기혹사인 것을 모른다. 미라클 모닝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6시간 이하로 자면서도 충분히 자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 대학 등의 연구팀이 실시한 실험에서는 “6시간 수면을 2주 동안 계속하면 집중력이나 주의력이 이틀 동안 밤을 새운 상태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진다”라는 결과가 나왔다.(숙면의 모든 것 p51) 미라클 모닝을 이끄는 사람들은 나는 하루에 4~5시간만 자도 낮 시간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잠을 적게 자도 되는 사람은 유전적으로 타고난 사람들이다. 나폴레옹과 에디슨은 3~4시간밖에 자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경영인, 연구자 중에서도 잠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우리도 그들처럼 잠을 줄이고 ‘노오력’을 해야 성공할 것 같은 공식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수면 시간은 유전적인 자질에 기인한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 나타났다. 유전적으로 적게 자도 되도록 타고 난 사람은 1% 미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미라클 모닝을 못 한다고 절대 실망하지 않길 바란다. 당신은 99%에 속해있는 것이니.
나는 특히 미라클 모닝을 하는 엄마들이 걱정스럽다. 미라클 모닝은 자기 계발을 하고싶은 아이를 가진 여성들이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성격 급하고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우리나라. 게다가 엄마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이 나라에서 어머니이자 직장인인 워킹맘들은 당연하게 잠을 희생시킨다. 직장의 일과 가사노동, 아이들 양육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그 와중에 자기계발까지 하고싶다면 하루는 48시간이어야 한다. 시간이 없으니 미라클 모닝을 할 수 밖에 없고 혼자서는 못 하니 인증하는 모임에 가입해 벌금을 내면서라도 새벽에 일어나 자기계발을 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2019년 말 기준 여성 불면증 환자는 총 38만 6193명으로 남성 불면증 환자 24만 9072명의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라클 모닝을 하지 않아도 여성 불면증 환자가 더 많다. 그런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은 수면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수면혁명 p35) 수면 부족은 여자들에게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훨씬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듀크의료센터의 에드워드 수아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여자들의 경우 높은 심적 스트레스, 그리고 적대감과 우울증과 분노 같은 격한 감정이 수면부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남자들의 경우에는 여자들과 동일한 수준의 수면 방해를 받았을 때 이와 같은 감정과 수면 부족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도 보이지 않았다.”(p35) <뷰티 슬립>의 저자인 마이클 브레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여자들에게는 헌신적으로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수면이 우선순위에서 점점 뒤로 밀리게 된다. 그들 또한 잠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여자들은 해야 할 일로 인해 잠을 마지막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악순환의 시작이다.”(p.36)
갓난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은 2년 동안은 제대로 잠을 한숨 자보는 게 소원일 것이다. 결혼 전에도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던 나의 불면증의 시작은 첫째 아이를 임신하고서부터였다. 임신이란 축복이었지만 입덧과 임신소양증에 밤새 가려운 몸을 긁느라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이가 태어나서부터는 더 잘 수 없었다. 밤새 자지 않고 우는 아이를 무릎이 아프도록 업었다. 낮에 좀 자려고 하면 깨서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못 잤고 또 가사 노동 때문에 잘 수 없었다. 아이가 돌이 지났을 무렵에 복직을 했다. 다른 아이들은 밤 중 수유를 끊을 시기에도 새벽 2시, 3시쯤이면 울었다. 자다 깨서 멍하니 우유를 먹이고 나면 다시 잠이 들기 어려웠다. 아침까지 눈만 감고있다가 출근했다. 아침에 직장에 출근하면 일단 커피부터 탔다. 머리는 멍하고 어지러우니 일을 시작하려면 물 먹은 솜이불 같은 몸을 억지러 깨워야했다. 커피를 타는 것은 오늘도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며 드리는 아침 기도였다. 당시 나는 늘 인내심이 바닥이었다. 잠을 못 자니 버럭 화를 내는 순간도 괜히 서러워 울분을 터뜨리는 순간도 많았다. 아기를 깨끗이 씻겨 이불 위에 누여놓고 잠깐 기저귀를 가는 사이에 쉬를 하거나 방금 갈아입힌 옷에 토 할 때는 말 할 것도 없었다. 아이들의 실수에 너그러이 넘어가는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불면증으로 늘 폭발 직전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소리 지르는 때가 많았다. 잠을 못 자니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우유를 쏟거나 컵을 깼을 때는 대역죄인에게 화를 내듯 마구 아이를 책망했다.
“너 대체 왜 그러는거야?! 넌 나 힘들게 하려고 태어났어?!”
이렇게 상처주는 말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밀려드는 죄책감. 왜 아이는 낳아서 제대로 사랑으로 키우지 못하고 이렇게 화만 낼까. 나 같은 게 왜 아이를 낳아서 서로 불행하게 할까. 잠도 못 자니 미치겠다, 이럴 바엔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처방 받았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스틸녹스가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스틸녹스를 복용하면 빠르게 잠이 들긴 했지만 2시간이면 잠에서 깨버렸다. 아무리 잠들기를 기다려 봐도 잠이 오지 않아 스틸녹스를 다시 먹어야 잤다.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함이라곤 없었다. 형용할 수 없는 무거운 기분이 들었다. 일그러진 얼굴은 마치 꾸깃꾸깃한 종이를 애써 핀 모양이었다. 그나마 화장을 떡칠하고 입술에 빨간 립스틱을 바르지 않으면 송장 같이 보일터였다. 하룻밤에 수면제를 2알이나 먹는 것이 무서워서 약을 바꿔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수면제를 먹어도 중간에 잠이 깼다. 수면제를 먹고 깬 다음날의 기분이 너무나 형용할 수 없이 무겁고 더럽기(?)까지 했다. 수면제 부작용으로 나도 모르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무서웠지만 애당초 수면제를 먹으나 안 먹으나 소용이 없으니 나는 더 이상 수면제를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 당시에는 죽고싶다는 생각을 매일 하면서도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는 못 했다. 그런데도 나 스스로 우울증이라는 자각은 하지 못 했다. 첫째 아이를 낳고 복직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나에게 주민등록증을 분실했다고 재발급 신청을 한 여자가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여자가 초등학생 아들 하나를 남겨두고 창 밖으로 몸을 던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유는 우울증이라고 했다. 나에게 와서 주민등록증 신청할 때는 전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지 못 했다. 교부할 수 없는 주민등록증의 사진이 지금도 기억이 날 정도로 나에게 그 사건은 충격이었다. 그 여자의 어머니가 와서 사망신고를 했다. 홀로 남겨진 손자를 걱정하는 그 어머니를 보면서 창 밖으로 몸을 던진 그 여자를 향해 속으로 대체 왜 그랬냐고 얼마나 물었는지 모른다. 나는 그 때 우울증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나약한 사람이나 걸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어느 날 남편이 출장 가고 없을 때였다. 두 아이들이 동시에 우는데 갑자기 아이들을 창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니, 내가 창문 열고 뛰어내리고 싶다, 모든 것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난 우리 아이들을 그 여자의 아들처럼 만들면 안 된다고 이 악물고 다짐했다. 감사하게도 우리 집은 2층이었다. 고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불면증을 고치고 8시간 꿀잠을 자고 난 지금은 아이들의 실수와 사고에도 너그럽게 웃을 수 있다. 아이들이 유리컵을 깨도
“괜찮아, 다치지 않았니?”
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누구나 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싶다. 좋은 엄마는 어떤 엄마인가? 아이들에게 너그러이 잘 참아주고 사랑해주는 엄마가 좋은 엄마 아닌가? 거창한 부모교육까지 받을 필요도 없이 잠만 잘 자도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 괜히 힐링한다고 새벽까지 드라마 본 후 잠 못 자서 신경질 내는 엄마 보다는 아이들 잘 때 일찍 자서 에너지를 채운 엄마가 좋은 엄마가 된다. 만약 아이 키우는 것이 힘들고 사는 게 힘들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면 시간을 늘려라. 잘 자고 나면 새 힘이 돋고 아이들과 삶이 사랑스럽게 보인다.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은 진리이다. 불면증에 한 번 걸려본 사람들은 아무리 좋고 비싼 보약을 먹어도 피곤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나 또한 몸이 약해 몸에 좋다는 음식을 항상 챙겨먹는 편이다. 얼마 전에는 몸이 안 좋아져 산삼까지 먹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봤던 보약은 바로 ‘잠’이었다. 몇 날 몇 일 불면증으로 시달리면 일어나면서부터 짜증이 났다. 의욕도, 입맛도 없다. 아이들이 “엄마~”하고 부르면 “왜!!!”하고 신경질적으로 대꾸했었다. 방금 전에 들은 말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상대방에게 몇 번이고 되묻곤 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쓸 때도 글이 이해가 안 되서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른다. 감기는 제일 먼저 걸렸다. 자율신경실조증에 걸려 소화도 잘 되지 않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신경안정제를 먹었다. 늘 피곤했고 어디 아파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랬던 나의 인생은 8시간 꿀잠을 자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시간 꿀잠은 나에게 잃었던 기억력, 집중력, 자제력, 실행력을 찾게 해주었다. 심지어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마음이 평화롭고 감사가 넘쳤다. 남편과 아이들과의 관계는 전보다 좋아졌다. “엄마~”하고 부르는 소리에도 “응~”이라며 부드럽게 대답할 수 있었다. 예민하고 신경질적이었던 내가 너그럽고 이해심 많아져 아이들의 실수에도 소리 지르지 않았다. 전보다 활기차게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고 더 많이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 기억력, 집중력, 자제력, 실행력 모두 ‘힘력(力)’자가 들어간다. 힘은 에너지이고 에너지가 없으면 그 글자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에너지는 수면에서 나온다. 불면증에 시달렸을 때와 비교하면 7~8시간을 자고도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면서도 매일 글을 쓰고 브런치 작가가 되는 등 성과는 더 많이 이뤘다.
“아니, 내가 얼마나 바쁜데! 잘 거 다 자면서 언제 꿈을 이루나요?”
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잠을 많이 자고도 성공한 사람들에게 눈을 돌려보자. 천재의 대명사인 아인슈타인은 10시간 이상 잤다. 세계적인 운동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 로저 페더러, 비너스 윌리엄스, 마리아 샤라포바, 우사인 볼트는 10시간 이상 잠을 잔다. '아마존닷컴'의 창시자이자 최고의 부자인 제프 베조스와 구글의 회장이었던 에릭 슈미트는 8시간 이상 잔다. 당신이 이 분들 보다 바쁜가? 잠을 많이 자고도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성공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많다. 양질의 수면은 낮 시간의 생산성과 효율을 최상으로 끌어올려 시간을 밀도 있게 쓰게 한다.
‘오늘 내가 비관적, 부정적이 되지 않도록 가장 크게 도움이 된 것은 무엇인가요?’
‘오늘 내가 비관적, 부정적이 되는데 가장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인가요?’
‘오늘 나는 언제 에너지가 넘쳤나요?’
‘오늘 나는 언제 에너지가 부족했나요?’
이 질문에 답하는 마음글쓰기를 하면서 수면이 부족하면 부정적이 되는 나를 발견했다. 반면에 충분한 수면은 나에게 에너지를 주고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의 수면을 관찰하면서 이 질문에 답을 한다면 수면이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닝이 그랜저 따라가다가는 차가 퍼진다. 길을 알아도 그 길을 갈 힘이 부족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