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루는 조각들
현장 경험이 없는 트레이닝 이론은 허상이다.
배운 지식을 현실에 적용하려면,
반드시 몸으로 부딪히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나는 초반부터 자신감이 없었다.
왜일까?
돌이켜보면,
나는 늘 '내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을 안고 있었다.
'과연 내가 저 사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착각했던 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
'운동을 잘 알려주는 사람'이라는 본질을 잊고 있었다.
퍼스널 트레이닝에 익숙해질 즈음,
나는 그룹 트레이닝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때 다시금 마주한 익숙한 감정.
자신감 없음.
헤드코치님이 말했다. "자신감을 가져요!"
하지만 나는 속으로 외쳤다.
'없는 자신감을, 어떻게 있는 척하라는 거죠!'
그때서야 나는 깨달았다.
나는 자신감이 없었던 게 아니라,
처음부터 잘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건 겸손이 아니라 오만이었다.
'처음인데 잘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진실을, 나는 외면해왔던 것이다.
그 진실을 인정했다면,
자연스럽게 뻔뻔해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뻔뻔함은 자신감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점점 더 나 자신을 알아가게 되었다.
나는 사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가질 수 없는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내 마음 깊은 곳에는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기준이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최고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달린 것도 아니었다.
그저 최고가 아닌 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보이지 않는 비교와 시기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을 뿐이다.
PT샵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어느날 새로 들어온 트레이너 선생님을 보며
다시 한 번 '진짜 실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분은 아직 배우는 단계였지만,
회원들에게 재밌게 운동을 이끌어주었다.
"오늘은 어떻게 웃기지?"를 고민하며 수업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지식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전달하느냐',
그리고 '어떤 태도로 관계를 맺느냐'임을 느꼈다.
그제서야 비로소 트레이너가 갖춰야 할 진짜 실력이 뭔지 정립할 수 있었다.
움직임을 보는 눈,
관절의 움직임, 반복적인 무리, 그리고 움직임 패턴의 왜곡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그에 맞는 운동을 처방할 수 있는 눈.
운동의 원리를 이해하는 능력,
왜 이 운동을 해야 하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스스로 이해하고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는 힘.
사람을 읽는 눈,
회원이 어떤 성향인지, 오늘의 컨디션은 어떤지, 그 작은 변화를 읽어내고 반응할 수 있는 감각.
이 3가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이제 나는 '최고가 되기'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기'를 택한다.
모르는 건 배우면 되고, 시행착오는 자연스러운 성장의 일부니까.
이제 안다.
나는 최고가 아니어도, 유일한 존재다.
이미 유일하므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글도 마찬가지다.
내게는 아직 새로운 도전이고,
점점 더 잘 쓰고 싶은 마음도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인정한다.
나는 글의 세계에선 아직 햇병아리다.
그래도, 일단은 꾸준히 써서 중닭까지는 되어보려 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의 도전 경험은 나에게
잘하려는 마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심을 담아 계속 해보는 용기라는 걸 알려주었다.
지금도 여전히 배우는 중이지만,
성장은 완성보다 과정이라는 것,
이런 태도를 잃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
여러분도 자신감이 없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완벽하지 않은 나를 받아들였던 기억이 있나요?
그때, 어떤 마음으로 한 걸음을 내디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