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방황했다.
학교가 재미없었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조차 몰랐던 시절이었다.
그저 가끔 춤동아리 활동과 방향성 모를 공부가 나의 하루를 채우는 전부였다.
어느 날, 담임 선생님과의 면담 중
내 입에서 '자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만큼 나는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 해 여름방학은 무기력함의 연속이었다.
더위 때문인지, 마음이 문제였는지 모르게,
나는 소파 위에서 하루하루를 흘려보냈다.
결국 보다 못한 엄마가 나를 집 밖으로 끌어냈다.
그렇게 시작한 산책이었다.
걷다 보니, 내 마음도 조금씩 움직였다.
한 발자국씩 옮길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이 찾아왔다.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천천히 걷는 길 위에서, 내 머릿속에 처음 떠오른 꿈은
'나만의 센터'를 만드는 것이었다.
처음엔 운동 후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는 '키친 있는 센터'를 상상했다.
운동과 영양을 함께 책임지는 공간이라니, 꽤 멋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센터가 이미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자 흥미가 조금 줄었다.
대신 나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을 가진 센터를 가져보자는 생각이 시작되었다.
그 이후, 내 경험이 늘어날수록 꿈은 더욱 또렷해지고 확장되고 있다.
돌아봤을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체육학과에도 여러 분야가 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것이다.
레저스포츠학과, 생활체육학과, 스포츠과학과, 스포츠의학과, 스포츠마케팅과, 스포츠행정학과 등등
스포츠 안에서도 다양한 길이 있었다.
다 같은 체대, 이름만 다른 줄 알았다.
그저 '체대'를 목표로 성적에 맞춰 진학하다 보니,
미리 세부적인 방향을 정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행히 '체육'이라는 큰 틀에서 선택한 전공이다 보니 나와 잘 맞긴 했다.
커리큘럼 안에서 부족한 것을 찾아 채우며,
스스로 더 공부하고 방향을 다시 잡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좀 더 일찍, 더 넓은 세상을 경험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결국 내 인생의 전환점은 걷는 행위에서 시작됐다.
무기력함 속에서 강제로 시작한 산책이었지만,
그 덕분에 나는 천천히 진로의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조금 더 깊이 나를 들여다보고 다양한 세상을 봤다면
더 구체적인 길을 걸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계속해서 그 길 위에서 걷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모든 걸음은 의미가 있었다.
무기력하고 공허했던 그때,
억지로 공부를 했었다면 오히려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잠시 멈추고 나를 들여다봤기에
비록 처음엔 구체적이지 않았지만,
앞으로 선명히 완성되어 갈 나의 꿈과 미래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걸음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분명했다.
조급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한 걸음씩 걸으며, 나는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지금도 내 걸음은 나를 잊지 않고 이끌고 있다.
여러분은 자신을 향한 걸음을 걸어본 적 있나요?
그때 무엇을 보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