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적을 알아보는 일

by 글쓰는 트레이너

호주에서 비슷한 또래의 한국인들과

한식당에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 몇 명이 ‘발전이 없는 사람들’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탄탄한 기초 위에 자신의 스타일이 있고,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만이
'성장하는 사람'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타인을 은근히 급으로 나누는 듯한 말들이었다.


그 대화를 듣는 것이 약간 불편했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였을까.

자꾸 급을 나누려는 것 때문이었을까.


그날 밤, 나는 책 한 권을 펼쳤다.
그 안에는 ‘자아실현이란 기적적인 것을 인식하는 일’이라는 문장이 있었다. 너무 의외였다.
자아실현을 늘 자기 계발과 같은 맥락으로만 이해해 왔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가 정한 기준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성숙을 향한 길이었다.


이 깨달음을 북클럽에서 나눴다.
누군가를 판단하는 상황 속에서 불편했던 마음과,
'자아실현’의 본질을 새롭게 이해한 순간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적을 인식하는 데에는
어떤 신앙도, 거창한 가정도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그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보는 것,
눈앞의 삶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세상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적들이 이미 가득하다.
다만 내가 그저 무심히 지나쳐서 보지 못했을 뿐이다.

관찰하기. 유심히 보기. 발견하기.
이것이 오늘 북클럽의 실천 목표였다.

그리고 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 기적을 봤다.


현실적이고 냉철한 태도로

딱히 기적이 없다고 말했었던 한 작가님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형용할 수 없는 경험을 들려주셨다.
그의 눈가에는 따뜻한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리고 배웠다.

사람을 쉽게 판단하고 분류할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주옥같은 배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나 역시 누군가를 마음속에서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실상, 각자의 삶 속에서 배움은 이미 피어나고 있다.

나의 억울함이 담긴 눈물에서도,
그의 따뜻한 눈물에서도
배움의 씨앗이 있었다.


삶의 가장 작은 순간 속에서
기적을 발견하고,
그 기적을 뿌리 삼아
인격과 경험이 자란다.


지금 이 순간의 기적을 인식하고
그것과 나와의 연결됨을 알아보는 일,

그렇게 나를 한층 더 키워나가는 일이지 않을까.






이 브런치북의 내용은 북클럽에서 나눈 인사이트들에서 이어진 제 사유를 정리해보는 장입니다.

https://guhnyulwon.wixsite.com/my-site-2/greatbookclub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4화고장난 뇌, 스위치 오프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