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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뇌, 스위치 오프온

by 글쓰는 트레이너

과도한 스트레스는 이성을 마비시킨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지 못하게 하고,
익숙한 패턴만 반복하게 한다.

뇌가 과부하될 때
올바른 판단 대신 잘못된 길을 선택하기 쉽다.
행동은 후회를 낳고, 후회는 자책을 낳으며
자책은 또다시 엇나간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 모든 것은 나를 관찰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특히 컨디션이 최저일 때,
뇌가 고장난 듯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내 전원 버튼을 눌러 꺼버리고 싶다.
누군가를 붙잡아 “나 좀 살려달라”
애원하고 싶을 만큼 괴롭다.

그런데 그 애원은
‘불안’이라는 감정이 만들어낸 반응이었다.
이 불안의 고리를 끊는 것이 먼저였다.

생각도, 행동도 스톱.
지금 나는 잠시 고장난 상태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쉰다.
'나는 지금, 여기 있다.'
그 사실을 나 자신에게 알려준다.

해야 할 일만 한다.
고객과의 약속, 수업 시간의 몰입.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온다.

잠을 설치고, 피로가 몰리고
생리 기간이 찾아와 몸은 무겁지만
그 모든 신호를 받아들이며 잠을 청한다.

'지금까지의 일은 어쩔 수 없어.
그건 과거야. 지금이 중요해.'


북토론에서 실천하기로 했다.
에고 내려놓기, 판단은 멈추기,
사실만 관찰하기.
웃음으로 에너지 높이기.
내 일에 집중하기.

하지만 쉽지 않았다.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이 모든 실천의 출발점은 ‘감사’라는 것을.

감사는 마치 까마득한 어둠에 작은 빛을 찾는 일 같다.
그 빛이 희미해도 쫓다 보면 길이 보인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기,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기,
그저 '감사합니다.'를 되뇌이기.
그러면 내 안에 평온이 찾아온다.


나는 나의 감정, 사건, 행동에서 분리된다.
존재하는 ‘나’와 행동하는 ‘나’,
느끼는 ‘나’를 구분해본다.

그리고 관찰자로서 서술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일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는지,
그 감정 아래 어떤 욕구가 있었는지.
지금의 나는 그 모든 것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다음에 같은 일이 온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

관찰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이다.


그렇게 평정을 되찾는다.


다음에도 같은 상황이 오면,
모든 행동과 생각을 멈춘다.
입을 다물고, 손을 멈추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나는 지금, 잘 존재하고 있다.”
그 사실을 스스로에게 알려준다.
감사한 것을 떠올린다.
그러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리고 사실만을 바라본다.


삶의 태풍은 언제나 들이닥치기 마련이다.
그 가운데에서 나를 잃지 않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럴수록 나는 더 깊이 뿌리내린다.

함께 얽혀 성장하는 삶의 동료들이 생겼다.
그 뿌리들이 서로 얽히고 얽혀
더 단단히, 끄떡없이 서 있다.






이 브런치북의 내용은 북클럽에서 나눈 인사이트들에서 이어진 제 사유를 정리해보는 장입니다.

https://guhnyulwon.wixsite.com/my-site-2/greatbook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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