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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하지 않으려고요

by 글쓰는 트레이너

갈등은 언제나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갈등의 골은 '판단'이라는 돌이 쌓여 깊어진다.
하지만 그 돌을 하나씩 들어내면,

다시 관계의 씨앗을 심을 공간이 생긴다.

그 씨앗은 언젠가 새싹이 되어, 다시 나무로 자랄 수도 있다.


남이 나를 판단했다고 해서,

나도 그를 판단해버리고 싶지 않다.
그건 결국, 나도 같은 자리에 서는 일이니까.

판단을 들은 나의 감정은 그 자리에 두고,
판단을 해버린 그 사람의 실수도,
무지해서 상처를 준 나의 잘못도 그대로 두려 한다.


그저 '이후엔 어떻게 나아갈까'를 생각해본다.

판단으로 깊어진 갈등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나 역시 모르게 판단한 순간들이 많았다.
판단은 관계를 닫게 하는 일인데,
나는 종종 말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상대를 규정했었다.


북클럽에서 어떤 작가님이 말했다.
"판단을 해버리니까, 결국 말을 안 하게 되는 거 아닐까요?"
그 말을 들으며 문득 생각했다.
'아니, 오히려 소통이 없어서 판단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다시 생각해본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누가 맞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본질이냐는 질문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갈등은 결국 나의 기둥을 점검하게 만든다.
타인과의 다름을 통해, 나는 나를 다시 발견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사람을 만난다는 건 참 흥미로운 일이다.
나와 달라서, 오히려 감사하다.


예전에 북클럽에서 '사랑'에 대해 이야기 나누던 날이 떠오른다.
그때 어떤 작가님이 책의 내용을 공유했다.
"사랑은 나와 다르다는 것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래요."


사랑이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키려는 의지이다.

-스콧 펙 박사의 『아직도 가야할 길』 중에서


다름을 통해 나를 확장시키는 것,
어쩌면 그게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일지도 모른다.


너무 달라서 생겨난 해프닝들은
결국 나를 더 크게 만들 것이다.

앞으로의 일도 굳이 판단하지 않으려 한다.
그저 믿고, 걸어가볼 뿐이다.


삶도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새로운 시야를 만나고, 감각이 달라진다는 것을 말이야.
때로는 중심을 잃기도 할 거야.
하지만 중요한 건 멈추지 않고 계속 걷는 거야.

『엄마의 유산: 네가 바로 블랙스완이야』 中
<회오리와 무위편>






이 브런치북의 내용은 북클럽에서 나눈 인사이트들에서 이어진 제 사유를 정리해보는 장입니다.

https://guhnyulwon.wixsite.com/my-site-2/greatbook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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