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할수록 돌아가게 된다.
희한하게도,
내게 조금 부담으로 다가오는 회원님은
다이어트를 목표로 운동을 시작한 분들이다.
정확한 동작이 나오지 않는데도
칼로리를 더 소모해야 한다는 이유로
운동 '강도'를 먼저 올리게 된다.
"살이 좀 빠져야 운동할 맛이 날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으면
나 역시 마음이 급해지곤 했다.
지금 당장 살을 먼저 빼드려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수업을 시작했던 적도 많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체중 감량의 대부분은
운동이 아니라 식사 관리에서 결정된다.
그럼에도 나는 회원의 식사를 통제하지 않는다.
나는 안내자일 뿐,
선택과 조절의 주도권은
반드시 회원 자신에게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조절의 감각 역시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그 방향으로만 이끈다.
다이어트를 원하는 회원이더라도
운동 강도를 이야기하기 전에
동작의 정확성부터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확하지 않은 동작은
잘못된 움직임 패턴을 만들고,
그 패턴은 반복될수록 고착된다.
나중에 바꾸는 일은
처음 배우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회원의 움직임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때면
나는 다시 멈춰 선다.
'어디서부터 어긋났을까.'
그리고 거의 항상
답은 발의 접지로 돌아간다.
발은 몸의 기둥과 같다.
그 기둥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위에 쌓인 관절과 움직임도
자연스러울 수 없다.
그래서 또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솔직히 말하면 이 인식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듯했다.
'운동 강도를 더 올려야 한다'는 말.
내가 초보트레이너 시절 상사에게 들어왔던 말이다.
이제야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다르게 이해하게 된다.
회원의 가장 약한 근육,
가장 잘 안 되는 움직임,
집중해서 동작을 수행하는 것.
그 자체가 이미 난도가 높은 훈련이다.
이 과정에서 이미 회원은 진땀을 흘린다.
체중과 상관없이
제대로 된 움직임의 감각을 익히고,
근력 운동을 통해
일상의 변화가 분명히 느껴지기 시작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운동할 맛을 알게 된다고 믿는다.
그 변화는
이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불편한 것'으로 바꾼다.
나는 그 감각을 회원에게 전해주고 싶다.
그래서 다시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을 믿어보기로 했다.
어떤 니즈로 찾아온 회원이든
움직임을 바르게 하는 것이 결국 가장 기초이고,
길게 봤을 때 가장 이로운 길이니까.
운동이 일상으로 연결되면
체중 감량만을 위한 수단으로 보지 않게 되고,
그 결과
유지기에도 운동 습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몸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조급해지지 말자.
남들과 같은 속도로 가지 않아도 된다.
나의 뚝심대로,
나의 철학대로
트레이닝을 이어가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