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책임지지 않기로 했다

운동 독립을 말하던 코치의 고백

by 글쓰는 트레이너

예전에 나는
정작 나 자신은 건강을 위해 운동하지 않으면서,
회원님들에겐 건강을 위해 운동하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건 분명한 모순이었다.
나는 운동을 여전히
직업으로서의 운동,
몸 관리 차원의 운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순을 깨닫고 나부터
'일상을 위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일상이 불편해질 정도의 몸 상태를
직접 느끼기 시작하면서,

삶을 위해 운동한다는 것이

어떤 마음에서 시작되는지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운동을 했을 때의 내 일상은 분명히 다르다.
하체 운동을 하면 계단 오르기가 가볍고,
등 운동을 하면 가슴을 펴고 걷는 일이 자연스럽다.

반대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계단 앞에서 다리가 묵직하니 살떨림이 느껴진다.
배에 힘주는 것조차 의식해야 한다

운동을 놓으면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운동을 선택의 문제로 둘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일상에서 느끼고 나서야 알았다.
운동은 머리로 설득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몸으로 체감하며 하게 되는 일이라는 것을.


이 경험을 그대로
회원님들과 나누기 시작했다.
"운동하면 뭐가 좋아요"가 아니라,
"운동을 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제 일상에서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다른 회원님의 일상은 이렇게 달라졌다고 해요"라

운동과 일상의 연결지점을 말하자


회원님들 역시 일상 속에서 운동을 더 체감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 방식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운동 가르침'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런데 최근,
또 하나의 모순을 발견했다.


나는 늘
회원님의 '운동 독립'을 바라면서도

정작 회원님이
혼자 운동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스케줄이 맞지 않아 수업을 잡지 못하면
'오늘은 운동을 못 하시겠구나'라는
죄책감이 먼저 들었다.


그 감정의 바닥에는
'나 아니면 회원님은 운동을 못 한다'는 인식이

나도 모르게 깔려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내 일정이 맞지 않는 날은,
회원님이 스스로 운동할 수 있는 날이기도 했다.


나는 책임진다는 이름으로
회원님의 운동을 대신 쥐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 마음은 좋아 보이지만,

결국 회원님을 나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마음이었다.


운동 독립을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의존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나도 모르는 사이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이제 나는

회원님의 운동을 '수업'만으로 책임지지 않기로 했다.


운동의 책임을 회원님의 손에 다시 쥐어주고,

나는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로서 어떻게 함께 걸어갈지

더 깊이 고민하기로 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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