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미루는 연습

by 글쓰는 트레이너

모르는 게 많고,
부족한 게 너무 많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돌이켜보면

예전에도 나는 늘 부족하다고 느끼며 살았다.
그 감각 자체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태도는 조금 달라졌다.

반대로

나는 조금씩 뻔뻔해지고 있다.


모르고 부족한 걸 드러내는 게
뭐 어때서.
모르면서 아는 척하며 나를 속이는 것보다는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대로 말하고 싶어졌다.


어떤 누군가에게
조금 모자라 보이더라도
그게 지금의 나라는 걸
이제는 숨기지 않는다.

아는 척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괜히
대견하게 여길 때도 있다.


운동을 하다 보면
그 순간에는 보지 못했던 움직임이 있다.
당시엔 캐치했다고 생각했지만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캐치하지 못한 채 지나갔다가
나중에 통증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움직임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어디가 아픈데 왜 그럴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미 그 움직임은 지나가 버렸기 때문에
나는 바로 답하지 못한다.


예전의 나라면
그럴듯한 말로 상황을 정리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다르다.
발, 발목, 무릎, 골반, 고관절, 어깨, 팔까지
가능한 모든 움직임을 다시 열어두고
조금 더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함부로
아픈 이유를 확정 짓지 않는다.

내가 모른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
괜히 입을 놀리지 않는 나를 보며
나는 내가 꽤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사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정답은 없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 이면은 무한하고, 결국은 확률의 문제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태도가
지금의 나에게는 필요하다.


항상 결론을 내리려 했던 나.
뭔가를 안 것 같아지는 순간,
나는 또다시
어딘가에 갇혀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요즘의 나는
무언가를 함부로 규정하지 않으려
조심해 본다.

토요일 연재
이전 04화그래서 나는 무엇을 걱정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