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중퇴 욕구

by 글쓰는 트레이너

두 번의 중퇴 욕구.

요즘 나는 나를 이해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는 남들과 다르고 싶고, 나만의 것을 찾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의 일을 일찍부터 해온 사람들을 보면
그들 중 꽤 많은 이들이 중퇴를 선택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나도 조금 더 일찍 중퇴해서
내 일을 해나갔다면 어땠을까.

나는 어쩌다 버텨서 대학교까지 졸업을 했을까,

요즘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고등학교 1학년 때의 나로 돌아간다.
그때 나는 방황하고 있었다.
학교를 왜 다녀야 하는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학교에 가는 일 자체에도 큰 흥미가 없었다.

의무적으로 진행되던 담임선생님과의 상담 시간에
나는 자퇴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 말이 그대로 학생기록부에 남아 있다는 걸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중학생 시절에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노력하면 갈 수 있을 거라 막연히 생각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야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서연고를 못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 시간을 지나왔다.


1년쯤 흐른 뒤 체대 입시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함께 땀을 흘리는 일은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 사이에 묘한 유대를 만들어냈다.
특히 내가 하나 더 외치면
친구도 하나 더 하고,
그 덕에 나도 다시 하나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그 선의의 경쟁이 좋았다.


성적에 맞춰 선택한 체육대학은
내가 기대했던 커리큘럼과는 조금 달랐다.
움직임을 깊이 탐구하기보다는
다양한 생활스포츠 종목을 경험하고
스포츠 전반을 이야기하는 수업이 중심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나는 아마 '스포츠'보다
'피트니스'를 더 배우고 싶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스포츠는 경기를 말하고,
피트니스는 자신의 몸을 단련하는 일에 가깝다.

그 차이를 나는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그래서 배우고 싶은 지식들은
전공 안이 아니라 타전공과
대학교 밖에서 더 많이 접하게 됐다.
그 무렵, 대학교 4학년을 앞두고
이걸 꼭 졸업까지 해야 할까,
스스로에게 묻게 됐다.


조금 더 일찍 사회로 나왔더라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중퇴를 했다면
필드에 더 빨리 나가 부딪혀보긴 했을 것 같다.


아쉬움이라기보다는

요즘은 가끔 중퇴를 선택해 자신의 길로
더 일찍 들어선 사람들을 보면
그 선택이 괜히 멋있어 보인다.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아마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 당시의 나는
중퇴 이후의 다른 길에
확신이 있었던 건 아니었고,
의미가 크지 않더라도
일단 끝까지 가보자는 쪽에
조금 더 가까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잘난 선택도, 못난 선택도 없다.
이 선택 안에도 배움이 있었고,
저 선택 안에도 배움이 있었을 테니까.
요즘의 나는 그저
내가 해온 선택들을
조용히 돌아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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