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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 in x May 09. 2021

당신이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에세이] 일상의 소중함을 사랑하는 당신의 인터뷰: 20번째 편지

이 글은 실제로 20대를 인터뷰하고 작성했습니다. 평범한 20대로서 ‘다른 20대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이 글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질문으로 그들이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래를 향한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가진 그들에게 연애편지 형식의 인터뷰로 위로와 응원을 하고 싶었습니다. ‘20대’라는 숫자에 집중하기보다 한 사람이 가진 고유의 이야기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생각과 고민을 풀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이번 글은 일상을 소중한 것으로 채우려고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가 인터뷰를 하면서 느꼈던  따뜻한 기운이 이 글에서도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당신에게


소중한 것으로 가득 찬 당신의 일상이 얼마나 멋지던지요. 조곤조곤 풀어낸 당신의 이야기에서 우연히 만난 위로의 순간이 떠올라요. 어두운 지하철이 순간 밝아지며 보이던 반짝이는 강물이자  해질 무렵 마주한 은은한 핑크빛 노을 같았어요. 나무 사이로 새어 들어온 금화 같은 햇빛일지도 모르겠네요. 깨끗한 밤하늘과 귀하디 귀한 별처럼  모든 생각을 잊은 채 잠시 멈추고 싶은 순간이요. 치열한 세상을 일시 정지하는 순간처럼 여기에 아름다운 당신이 있어요.


인터뷰 내용에 맞추어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당신의 소중한 하루를 함께 하고 싶어요. 아침에 눈을 떠 산책하는 당신의 속도에 맞춰 걸을 거예요. 집을 기준으로 두 가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했었지요. 왼쪽으로 가면 주택가를 따라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과 학교 가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어요. 오른쪽 길은 집 근처 뒷산으로 이어져 있어요. 빽빽한 나무 사이로 맑은 공기를 마시면 졸린 눈에 생기가 돌고 기분이 훨씬 상쾌해지겠네요.


산책을 마치면 좋아하는 물건을 하나씩 채운 당신의 방으로 들어가요. 책장, 의자, 책상이 있는 작은 방이지만 그 어떤 곳보다 아늑해요. 책장에는 동생이 조립한 레고와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 LP판으로 채워져 있어요. 책상은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하는 공간이에요. 좋은 말들을 써놓은 포스트잇과 취업 준비를 위해 공부하는 책이 알록달록 색깔별로 놓여있지요.


당신의 방에서 요즘 빠져있는 취미를 가르쳐 주세요. 바늘을 실 사이에 넣고 돌리면서 한 코씩 늘려가요. 실과 바늘로 원하는 모든 걸 만들 수 있어요. 뜨개질하는 동안 당신은 모양이 망가지지 않도록 다른 생각 없이 최선을 다해 집중한대요. 한번 시작하면 30분이 될 수도 있고 길게는 4~5시간이 되기도 해요. 만화영화 주인공처럼 눈빛 속에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시간이에요.


인터뷰 내용에 맞추어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당신과 함께하니 소중함이 새로운 모험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였을 때부터 새로운 일을 도전하길 좋아했대요. 새로운 장난감은 기어이 만져야 직성이 풀리는 말괄량이였을까요? 당신의 말로는 배우고 싶은 게 많아 피아노, 미술, 합기도, 발레 학원을 모두 다녀봤대요. 얼마나 새로운 모험을 좋아했는지 하루나 한 달 만에 학원을 그만두었어요. 흥미를 느끼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다른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기 위해서요.


최근에는 마스크 끈 만들기, 뜨개질, 피포페인팅 같이 손으로 만드는 일을 했어요. 당신 스스로 무언가 만드는 일은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멋지게 끝까지 해낸 경험이었지요. 당신의 소중한 모습을 또 하나 발견한 거예요. 용기 내지는 희망, 당신의 마음을 정확히  말하지 못해도 기쁨임은 분명해요.


일상의 소중함은 충만한 기쁨이면서 동시에 지키기 어려운 찰나의 순간이에요. 많은 사람이 작은 소중함보다 더 짜릿한 결과를 원하거든요. 당신이라고 겪지 않았을까요. 눈앞에 주어진 목표를 이루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란 상상을 했었지요. 드라마 주인공처럼 대학을 잘 가면 취업 걱정이 없고 취업 후엔 한 달에 수백만 원씩 월급을 받을 줄 알았어요. 목표를 이루고 반전의 삶이 일어나길 기다렸지요. 기다림은 좌절로 연결되었어요.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 스스로 자책했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에 빠졌지요.


이젠 목표로 향하는 과정을 행복하게 채우는 법을 조금씩 알아가요.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고 자신의 취향껏 옷을 입고 아끼는 물건으로 방을 채워요.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라고 했지요. 가끔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운명처럼 당신의 어머니가 커피를 사 오시는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올해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걸 나누고 싶대요. 취업해서 번 돈으로 친구, 가족들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함께 하고 싶었어요. 삶의 동반자인 그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행복을 나누고 더는 같이 있을 수 없어도 좋았던 기억을 품고 지낼 수 있도록요. 가족들과는 여행을 가고 싶대요. 오래 간직하기 위해 영상도 남길 거라고 했지요. 특히 할머니께 선물을 드리고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 싶대요  같은 시간 속에 살고 있지만, 남은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으니까요.


인터뷰 내용에 맞추어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일상을 소중한 것으로 채우려는 노력이 무척 정성스러워요. 새로운 일을 시도해야 하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해야 하니까요. 작고 평범해서 눈에 띄지 않아도 감사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요. 그래야 소중한 사람들과 다정하고 따뜻한 추억을 쌓을 수 있어요.


정성을 쏟는 만큼 일상의 아름다움은 긴 생명력을 가질 거예요. 둥글게 뭉쳐진 실뭉치가 배움의 시간을 거쳐 새로운 물건으로 태어나듯이요. 버벅거리고 실수도 하겠지만, 느린 속도로 천천히 보내도 괜찮아요. 당신이 이전에 겪어온 순간처럼 다시 일상의 소중함을 지켜나갈 방법을 찾을 거예요. 그러니 지치지 말고 자신의 손으로 소중함을 가꾸어 나가는 기쁨을 영원히 누리시길 바라요.



당신의 소중한 일상에 다시 방문하길 기약하며

제이드인엑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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