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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 in x Oct 12. 2018

마이웨이 주인공이 나오는 하이틴 영화

영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시간을 때우기엔 하이틴 영화가 최고다. 공포나 스릴러 영화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도 없고 신파영화의 '이래도 안 울거야?' 하는 장면에서 자존심 상해가며 눈물 흘릴 필요도 없다. 그저 풋풋한 그들의 이야기에 엄마미소를 짓다가 오글거리는 고백에 '풉! 귀엽네' 웃어주면 그만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에 시간을 맡기면 순식간에 흘러간다.


1999년, 필자의 나이가 3살일 때 만들어진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에서 아니, 하이스쿨에서 두 남녀 주인공이 우연한 사건으로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전형적이고 뻔한 우리 모두 아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외모는 잘났지만, 못난 성격을 지닌 멍청한 악역이 통쾌하게 당한다. 내용은 세 줄 요약 가능하다.


이야기의 흐름도 부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재밌게 보고 있다가 갑작스런 갈등과 지나치게 간단한 화해에 맥이 풀린다. 모든 인물의 관계가 그렇다. 남녀주인공의 관계, 자매의 관계, 서브 커플의 관계까지. 하이틴 영화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게 용서할 수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었다.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 가지 이유'를 리뷰하며 배우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우리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배우,히스레저가 등장한다.

히스레저가 운동장 벤치를 겅중겅중 뛰어다니면서 부르는 'Can't take my eyes off you'는 영화의 명장면으로 뽑힌다. 웃을 때 섹시하고 거지존 중단발도 찰떡같이 소화한다. 누가 그를 보고 조커를 떠올릴 수 있을까?


히스레저의 노래 장면만큼 유명한 장면은 영화의 후반부 주인공 '캣'이 반친구들 앞에서 시를 발표하는 장면이다. 유명한 장면에는 이유가 있다. 자존심 강하고 주관이 뚜렷한 '캣'이 사랑에 빠진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캣'의 성격과 딱 맞는 대사와 연기는 감동받아 눈물 찔끔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캣'이 '패트릭'(남자주인공)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이유가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캣'은 엄격한 아버지에게 자신의 삶을 통제하지 말라고 화를 내거나 외모를 꾸미고 다니라는 동생에게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주변에서는 '캣'을 까탈스럽고

괴팍한 성격이라고 평가한다.


'패트릭'은 다른 사람과 달리 '캣'을 바꾸려하지 않는다. 이유가 있긴 했지만, 여성락밴드의 음악도 같이 듣고 서점에서 페미니스트 서적도 찾는다. 동생때문에 속상해서 잔뜩 술을 마신 ''이 '패트릭'에게 파티에서는 원래 술 마시는 거 아니냐고 묻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패트릭'의 태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대사가 나온다.


"I don't know. I say do what you want to do."

("나도 몰라.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야.")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캣'의 고집스러움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패트릭'의 태도가 두 주인공을 쿨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보이게 한다. 더 나아가 영화를 싫지 않게 만든다.


타인을 신경쓰는 자신의 모습에 유난히 회의감이 느껴지는 날,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를 추천한다. 슬픈 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영화의 매력에 기분도 한결 좋아질테니까.


사진출처 :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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