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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n Aug 17. 2023

신용을 쌓아야하는 이유

달라져야할 신용에 대한 관점

최근 읽은 이즈미 마사토 저 '부자의 그릇'은 '신용'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뒤바꿔 준 책이었다.

일본 파이낸셜 아카데미 대표이기도 한 이즈미 마사토


진정한 부는 신용을 통해 궁극적으로 파생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돈'이라는 것은 한 군데 머물러 있지 않고 융통되며 그 가치가 증폭된다는 점을 책에서는 특히 강조했다. 즉, 돈이라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되기보다는 개인의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수단(resource)이 되어야 하며, 그 제한된 리소스를 확대해주는 역할을 바로 '신용'이 해주는 것이다.


신용에 대한 생각을 더 해보니 나는 3년 전 미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신용(credit)의 부재에 많은 손해를 받았다. 은행에 가면 거래내역이 없어 신용카드 한 장 만들기 힘들었고, 모든 내 신분증명은 I-20(지금은 수십장이 된다)를 통해 해야했기 때문에 집을 구할 때도 신용이 우수한 거주자들보다 더 많은 디파짓(deposit)을 집주인에게 줘야했다. 그만큼 신용의 '있고 없음'은 경제적 결정권에 있어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나는 타국에 와서야 깊이 깨달았던 것 같다.


신용이 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는 국가단위로 적용해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미국은 어떻게 초강대국이 될 수 있었을까? 물론 젖과 꿀이 흐르는 미대륙을 보유한 지리적 이점을 갖춘 것도 크나, 이를 발판 삼아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훌륭한 '금융 시스템'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미국이라는 국가에 엄청난 '신용'을 부여했고 달러는 곧이어 금본위제도를 잇는 기축통화 '킹달러'로 통하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 선진적 금융시스템이 한 몫 한 것은 맞지만 그 이전에 절대적 수치의 높은 부를 산업혁명을 통해 이뤄냈기 때문에 높은 신용을 갖출 수 있게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욱 맞겠다. 즉 부가 많아지는 것도 신용확대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다.

지난 8/1/2023 주요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Fitch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리면서(debt-ceiling 이슈 주요 원인) 미국 주요 Index들은 일제히 폭락했다

더불어, 2008년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쇼크는 가계들의 신용리스크 확산에 어느 선진국보다 과민하다 싶을 정도로 엄격해진 계기가 되었고, 더욱 견고해진 금융시스템은 올해 초 3월 SVB발 소규모 지역은행들의 뱅크런 사태에도 정부의 리더쉽 아래 금융체제 내 상호협조(M&A) 형태로 무난히 해결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며 그 기축통화 보유국으로서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줄 수 있었다.


이렇듯 신용은 부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나 역시 그동안 착각했었던 것은 부의 저축을 신용쌓기보다 앞서 생각해왔다는 점이다. 잘못된 이해였다. 우리는 이보다 '신용'에 초점을 맞춰 부를 이용해야 궁극적인 우리의 목표를 더욱 깊게 생각해볼 수 있고 실현해 나갈 수 있다. 부는 수단일 뿐이다. 훌륭한 신용이 가져다 주는 혜택은 크게 다음과 같다.


1. 경제적 관점  

신용도가 올라가면 많은 형태의 '레버리지'를 낮은 비용으로 가능케 해준다. 레버리지는 부 증대의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자, 효과적인 수단이다. 여기서 '효과적'이다라는 말은 ROI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경제활동을 적정수준으로 하면 자연스레 신용도는 올라가고 이는 내가 적용받는 '금리'에 (낮게)반영된다. 하고 싶은 공부/사업이 있는데 가지고 있는 현금을 모두 써버린다는 결정은 매우 옳지 않다. 차라리 신용을 활용해 낮은 금리에 자금을 마련하고 이보다 더 높은 기대수익을 가진 공부나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 이만큼 경제적 관점에서 우수한 신용을 보유하고 있다면 '저축'이라는 소극적 형태의 부의 증식보다 더욱 진취적 의미의 '부' 증가행위에 집중할 수 있게된다.


2. 사회적 관점

훌륭한 신용은 내가 이 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한 해 나이가 들수록 확신적으로 느끼는 부분은 어떤 자그마한 성공도 '내 것'은 없다는 것이다. 어떤 유형의 성취도 다 주위 조력자들을 통해 이뤄지게 마련이다. 그만큼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한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내 주위의 좋은 사람들은 대게 인격적, 경제적으로 이미 성과를 이룬 사람들일 확률이 높다. 그런 사람들을 곁에 가까이 두고 삶을 살 수 있는 것 만큼 큰 행복은 없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나 역시 그 정도로 믿음이 가는 사람이 되어야하고 이는 수년간 쌓인 사람들 간의 '신용'에 의해 이뤄질 확률이 높다.


최근 일본의 한 노인이 20년 동안 물에 밥만 말아먹고 '7억'을 모았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정확한 저축금액과 기간이 틀릴 수도 있다!). 물론 그 분의 자제력과 목표에 대한 끈기는 그 일화를 통해 느끼는 바가 컸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그 일화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있을까? 그 분의 그런 자제력과 끈기를 '신용'의 형태로 적용해 진작에 모았던 2억을 은행과 다양한 투자처에 융통해 레버리지를 극대화했다면 그 2억은 5년만에도 20억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 분의 목표는 7억이라는 목표액이었지 그 분이 궁극적으로 그 돈을 가짐으로써 얻을 다른 목적이 아니었던 것이다(물론 7억이라는 숫자가 그 분이 추구하는 삶의 목적이었다면 그 분은 성공한 것이다).


나 역시 지난 수십년을 '돈'이라는 절대적 수치에 집착해 살아왔던 것 같다. '내 연봉은 어느정도되어야하고 얼마만큼 상승했으면 좋을지', '원하는 수준의 집을 사려면 얼마나 매년 저축하고 더 벌어야 할지' 등. 궁극적인 내 삶의 행복을 위한 목표보다는 숫자에 집착했었다. 이제는 경제적/사회적 관점의 신용쌓기에 더욱 중심을 두고 내가 진정 원하는 목표를 더 마음 가까이에 두고 살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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