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Platform
HR Platform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사실 Platform을 그린 도표 하나면 바로 이해가 되겠지만.....안타깝게도 재직하면서 만든 자료라 저작권이 저에게 없습니다. 그래서 글로 좀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HR Platform이라. 이름만 들어도 근사하지 않나요? 플랫폼을 만든다고 하면 무언가 엄청난 기획을 하는 느낌입니다. (* 물론 한편으로는 근사인 일이기도 합니다. 내부적으로 많은 일들을 골격을 세워 정리하는 일이니까요.) HR Platform을 만드는 이유는 결국 앞서 말씀드린 기업의 존재 목적이 잘 운영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강산을 푸르게" 만드는 게 우리 기업의 지상 목표라고 생각해보겠습니다. HR에서는 사람도 뽑고, 월급도 주고, 경력개발도 시키고, 복리후생도 줍니다. 이런 다양한 HR일이 "우리 강산을 푸르게" 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강산을 고민하는 직원을 뽑고, 월급도 강산을 푸르게 한 친구에게 더 주고, 우리 강산에 대해 교육도 시킨다고 보면 됩니다.
좀 더 그럴싸하게 말해보겠습니다. HR Platform을 구축하여 Process를 견고하게 하고, 체계적/효율적으로 전략 강화를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 강산이 푸르게 잘 운영하고 있는지, 강산을 민둥산으로 만드는 일은 안 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근사하지 않은) HR Platform을 좀 보겠습니다.
다 보여드리면 참 좋은데..... 잘라서 보여드릴 수밖에 없네요. 이 심정을 좀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위에 그림처럼 기업/HR의 전략을 기반으로 HR Platform을 만듭니다. 직무체계(직무분류체계, 직무기술서, 직무등급 기반)와 역량체계(역량 요소, 구조, 평가)를 바탕으로 다양한 HR 활동(성과평가, 교육, 채용, 승진, 전환배치, 사내공모(Job Posting), 핵심인재관리 등)을 연계하는 과정입니다. (* 직무는 업무(What to do), 역량은 필요 능력(How to do)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Platform은 막상 보면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HR을 업무 방식에 따라 연계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막상 설계하려면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은 열정, 혁신 같은 말뿐인 인재상만 있죠. 사실 300여 명 정도 되는 규모는 굳이 이런 체계가 불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직원이 늘어나고 주먹구구식의 방식으로 관리가 어려울 때, HR Platform과 같은 체계가 필요한 거죠. 10명 아르바이트 뽑는데 HR의 철학을 만다는 것도 불필요하고, 10,000여 명의 직원을 화이트 보드판으로 관리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때와 상황에 따라서 만드는 거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Platform을 아무 체계도 없는 황무지에서 만든다고 생각해봅시다. 핵심가치고, 인재상도, 심지어 그 흔한 HR의 전략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인 거죠. 물론, 돈을 주면 금방 다 만들 수 있습니다. Global이라는 영어도 넣고, 그림도 넣고, 질소가스가 가득 찬 한국 과자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만들어놔도 그냥 이쁘기만 한 거죠.
그래서 절차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회사의 100년 대계를 위해, Top-down(하향식)과 Bottom-up(상향식)으로 운영합니다. Top-down(하향식)은 위에서 만드는 겁니다. 오너 혹은 경영진들이 모여서 뚝딱뚝딱 결정하는 거죠. Bottom-up(상향식)은 임직원들의 설문조사, 인터뷰 등을 통해서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회계팀 에이스가 애가 누구야?라고 물어보는 거죠. 대부분 이유는 다르더라도 동일한 사람을 꼽죠. 그런 에이스들을 모아서 인터뷰를 해보는 겁니다. 우리 회사에서 일할 때 뭐가 제일 필요할 거 같아? 같은 질문들을 말이죠. 에이스들의 질문의 공통된 부분을 잘 골라, 인재상, 핵심가치, 역량체계 등을 만들면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Top-down(하향식)은 공산주의 같은 느낌이 들고, Bottom-up(상향식)은 민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게 되죠. Top-down(하향식)은 Good, Bottom-up(상향식)은 Bad로요. (* 혹은 [오너 혹은 경영진들이 모여서 뚝딱뚝딱 결정하는 거죠.]라는 저의 말뽄새 때문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두 개 다 필수적입니다. Top-down이 더 명확하고 확실하며 지속 가능할 수 있습니다.
(* 엄청난 이야기를 할 것처럼 하더니, 벌써 마치며냐?라고 되물으신다면 죄송합니다.) HR Platform 이게 꼭 필요한가?라는 되물을 수 있습니다. 사실 만들어도 HR 담당자 책상 제일 아래에서 발받침으로 쓰일 수도 있죠. 기획이란 늘 불필요한 쓸데없는 일 벌이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HR Platform을 운영하거나 혹은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가치가 있습니다. 좁게 생각하면 HR을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점검해보고, 효율적인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크게는 우리가 어떤 전략으로 HR을 운영하는지 다시 고민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우리 강산을 푸르게 하는 사람을 뽑고 있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죠. 옳고 그름을 떠나, 소위 스펙으로 지원자를 거르더라도, 그냥 이유 없이 스펙만 보는 것과 '우리 회사는 일류를 지향하는 회사라서 스펙 제일 좋은 애들로만 뽑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