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서로의 가장 든든한 팬이다
“그래도 잘했어.”
“이번에도 잘 넘겼네.”
짧은 말들이지만, 그 한 마디에 버틸 수 있었던 순간들이 있다.
나는 INFP다. 와이프는 ESFJ다.
그리고 와이프는 스스로 “MBTI 전도사”를 자처한다.
매일같이 “MBTI는 과학이야”를 외치며, 내 성향에 딱 들어맞는 유튜브 짤을 보내주곤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보면 또 제법 잘 맞는다.
나는 겉으론 잘 웃고, 낙천적인 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스트레스에 꽤 취약한 편이다.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스타일.
반면 와이프는 긍정적이고 단단하다. 무던하고, 쿨하다.
그런 그녀에게 처음부터 끌렸고, 내가 메달려서 결혼까지 하게 됐다.
보통은 남자가 듬직하고 여자가 기대는 커플이 많겠지만,
우리 부부는 반대다.
내가 힘들 때마다 하소연을 하고,
와이프는 묵묵히 들어주며, “그래도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쪽이다.
늘 고맙다.
나를 최고라고 말해주고, 가끔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자랑스러워하는 그녀 덕분에
나도 스스로를 조금씩 믿게 됐다.
특히 요즘처럼 5년 차가 넘어가며
직장에서 책임이 커지고, 조직 안에서의 인간관계에 지칠 때,
그 불안감은 종종 참기 어려울 정도로 몰려온다.
그럴 때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와이프다.
전화로, 메시지로, 영상통화로
내 속마음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그녀는 언제나 똑같이 대답한다.
“넌 진짜 잘하고 있어.”
“또 한 주 잘 버텼네. 대단해.”
그리고 가끔은… “치킨 시켜 먹자!” �
사실 주말부부라는 형태 덕분에,
내 불안을 직접적으로 전이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매일 얼굴을 마주했다면,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서로의 가장 든든한 팬이다.
불안한 날들을 함께 건너는 방식이 다를 뿐,
그 안에서 보내는 응원은 언제나 같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