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모퉁이 자리에 앉아 있다.
통창 1열에, 남자의 어깨에 기댄 여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그들은 서로 다른 시간을 살고 있다. 남자는 어쩌면 스물다섯의 어느 날을, 여자는 스물셋의 어느 오후를 지나고 있을 것이다. 같은 나이라 해도 태어난 날이 다를 테니, 두 사람은 결국 각자 생의 다른 지점에 서서 이 순간을 함께 바라보고 있는 셈일 것이다.
창가 한쪽에 모여 앉은 회사 동료들. 같은 회사에서 나와 같은 메뉴를 주문했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품고 있는 하루는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승진을 앞두고 있고, 누군가는 이직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같은 팀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 있지만, 저마다 다른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앉아 있다.
통창 밖으로 차들이 느리게 흐른다. 퇴근길, 꼬리에 꼬리를 문 채 지겹게 움직이는 저 차들. 하지만 그 안의 사람들은 모두 다른 집으로 향하고 있다. 어떤 이는 아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어떤 이는 빈 방으로, 어떤 이는 반려동물이 있는 집으로. 같은 도로 위에 있지만, 그들이 향하는 곳은 결코 같지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모든 다른 시간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저 연인들도, 회사 동료들도, 퇴근길 차 안의 사람들도, 분명한 이유로 지금 여기에 있다. 목적이 있고, 동기가 있다. 살아야 할 이유를 각자의 방식으로 품고 움직인다.
삶은 그런 것 같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다른 시간을 살고, 다른 시간을 살면서도 같은 방향을 향해 움직이는 것. 저마다의 속도로, 저마다의 이유로, 그렇게 흘러가는 것.
노을이 통창을 물들인다. 나도 누군가의 풍경 속 한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