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도박

일곱 살의 등골 서린 복수 실패담

by 식이

일생 처음 자살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사소한 무언가로 급우들과 오해가 생겼는데, 그게 그렇게도 억울했던 모양이다. 내 죽어서 네 놈들을 반드시 저주하리라. 복수심과 눈물로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황천길 같은 계단을 올랐다. 나를 만류하려는 열댓 명 조금 안되는 애들이 엉킨 비엔나 소시지 처럼 뒤달려 왔다. 6학년 누나의 교실이 있는 최고층에 이를 때쯤,


‘수영아, 쟤 네 동생 아니야?’


내 계획은 처참히 저지되고 말았다. (다행히도!)


수습은 알 바 아니었는지, 아니면 일말의 부끄러움은 있었는지 이후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여러 증언에 따르면, 사춘기 누이는 몹시 놀란 동시에 모옵시 부끄러웠으며, 죽어서 귀신이 되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냐는 엄마의 물음에 나는, ’귀신이 안될 수도 있어?!’ 라며 꽤나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다시는 자살을 시도하지 않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