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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carver Jan 08. 2017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렇게 시작하고, 또 끝내고.

글을 써야 한다고 계속해서 생각했다. 

어떤 글이든, 어떤 내용이든 써야만 한다고. 

그러나 마음에 차오르는 압박감. 또는 쓰고 싶다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쓰는 것이 어려워지기만 했다. 한 줄. 또는 두 줄. 쓰다만 글들만 쌓여갔다.


한국에 돌아온 후로, 

새로운 일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개인적으로는 인생에서 꽤 중대한 결정을 하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으며, 

결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고통스럽고 긴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시간은 그렇게 흐르더니 어느새, 2017년이라는 새로운 한 해로 넘어서 버렸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일들도. 어느새 마무리되고, 

조금씩 또는 하나씩 추진하던 일들이 끝났거나 진행 중이다. 




이번 주에는- 운전면허를 땄다. 

직장을 다니면서 하다 보니, 주말밖에 짬이 없어서 

학원에 등록하고, 필기며 기능이며, 도로 연습 등에 몇 달을 끌어온 일이었다.

당연히 원패스할 줄 알았던 도로주행 때는, 무슨 긴장을 그렇게 했던지, 

연습 때도 해본 적 없는 실수를 남발하며, 코스를 다 끝내지도 못하고 떨어졌고,

그 트라우마로 운전대를 잡기가 겁나서 정말 이를 악물고 2번째 시험을 봤다.  


몇 번을 떨어질 각오로, 연습이다 생각하고 임한 시험에서 턱걸이 패스를 했다. 


운전면허가 별거냐 싶었는데, 합격하고 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시원하고, 후련하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이렇게 또 하나가 끝났구나. 


다른 일들도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씩 걷다 보면 끝나고. 또 시작하겠구나. 


친구가 내게 물었다. 

올해의 다짐은 무엇이냐고. 

나는 그때 올해의 다짐 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새해를 맞이했었다. 


지금 나의 새해 다짐은, 

시작하자. 무엇이든. 

그리고 꾸준히 해서 끝을 내자- 하는 것이다. 


글을 하나 시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배움을 하나 시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보다, 끝을 내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불확실함, 두려움과 함께일지라도 무엇이든 시작하자. 

아무리 엎어지고, 힘들더라도- 끈기 있게 어떠한 결과로든 마무리를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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