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의 반을 돌아보기
어쩌다 보니.
또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고 있었다.
글을 쓰는 게 뭐 대단한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빚진 것처럼, 뭔가 써야 되는데라는 부채감을 가진 것이 우습고,
글을 쓰는 걸 좋아하고 많이 쓰고자 브런치를 신청하고도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한심하다.
그저 핑계를 대자면, 사는 게 바빴다.
내 안에 글을 쓰기 위해 응당 할당했어야 할 에너지가 없었다.
하루하루 삶에 치이고, 삶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치이고,
정말 그 조건이 필요한 것인지 제대로 생각해볼 여유도 없이 살고 있었다.
네가 원하는 삶은 어떤 건데? 뭘 하고 싶은데?
삶이 고달프고, 일에 치여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쉴 때, 이런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늘 반복하던 그 물음을 던지고, 던지고 나서 한켠에 치워버리고,
다시 삶에, 일에 치이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니, 몇 달이 순식간이다.
중요한 것을 잊고 살기가 너무 쉽다.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하기를 그만두기도 너무 쉽다.
일상에 일상을 더하다 보니 시간은 잘만 흐른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이어 나가는 동안 1년도 반이 지났다.
이제 바쁘다는 핑계를 좀 접어볼까 한다.
글 쓰는 걸 멈췄더니, 하나의 글을 완성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문장과 단어는 점차 사라지고, 일상적인 언어 몇으로 부지하는 날이 많아졌다.
어떤 느낌을 표현하는 단어를 떠올리는 게 이렇게 힘들었던가....
자꾸만 멍청이가 되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