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lowcarver Nov 17. 2017

인생의 거울, 나의 얼굴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할 시간..

한 살 한 살, 해를 더해갈수록 거울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된다. 

거울 속 나이를 먹어 가는 나의 얼굴을 살피게 된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 만들어준 얼굴로 살았지만, 

서른의 나이를 넘기고 보니, 지금 내 얼굴이 부모님의 작품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겪어온 일들, 그 일로 인해 내가 품었던 감정과 생각, 표정들이 얼굴에 쌓여 왔고, 

이제 나이를 먹어가는 나의 얼굴은, 내가 책임져야 할 나의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에 새겨진 주름들- 미소로 인한 눈가 주름인지, 인상을 써서 생긴 미간 주름인지,

또는 아무 생각 없이 있을 때에 무심코 짓는 표정은 어떤 것인지-

얼굴과 표정은 이제껏 살아온 나의 삶을 여실히 보여준다.  


오늘도 거울을 보며 나의 얼굴을, 표정을 살핀다. 

미소를 지어본다. 혹여 그 표정이 어색하지는 않은지.

오랜 직장생활과 누적된 일상의 피로 속에 자꾸만 굳어가는 입매를 한껏 끌어올려 본다. 


최근에는 거울 속, 내 모습에서 처음으로 흰머리를 발견했다. 

눈에 아주 잘 띄게 앞머리 정중앙에 꼿꼿이 돋아나 존재감을 앞세운다. 

매일 흰머리가 잘 있는지 확인한다. 첫 흰머리라 그런지 소중한 느낌이 든다. 


아침에 거울을 볼 때마다

늘어나는 주름과 흰머리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표정을 보려고 노력한다. 

오늘의 나는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시작하는지, 어떤 기분인지를 살핀다.

내가 앞으로 평생 보며, 책임지고 함께 갈 내 얼굴을 바라본다.


미소가 자연스러운, 편안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나이를 먹어가고 싶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도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보자고. 

오늘도 주변의 사람들과 많이 웃으며 지내자고 속삭여본다. 


십 년 뒤에도, 이십 년 뒤에도,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 주름이 한껏 패이도록 활짝 웃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