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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carver Aug 26. 2016

직장인의 하루. 그 시작은.

coffee > > 하루 1 커피.

금요일. 

한국에 돌아오고 나니 어쩐지 시간이 점점 더 빨리 흐르기 시작한다. 

해외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아무리 일이 많아도 '어쩐지' 여유가 있고, 심지어 홀로 야근을 할 때조차 시간이 더디 흐르는 느낌이었다. 고인듯한 시간이 꾸준히 빠져나간 후에야, 오호, 오늘 하루도 한 주도 갔구나 하는 느낌. 그런데 한국은 어어어! 하다 보면 월요일에서 금요일이 훅 간다. 


그런 시간 속에서 유일하게 직장인으로서 갖는 소소한 재미 하나가. - Coffee - 


10년 전만 해도, 일회용 커피 한 잔을 들고 거리를 걷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그때만 해도 우리의 커피는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수다 떨며 뽑아 먹은 100원짜리 자판기 커피가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요새 커피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커피점은 문화 공간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최소 2000원은 되는 비싼 커피 이건만, 어느새 거리에는 한 손에 커피 한 잔을 들고 걷는 사람들이 넘쳐 나고, 아줌마 아저씨는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커피점에서 모임을 하시니 말이다. 이제 커피는 전 국민의 기호가 된 것 같다. 각설하고.


요즈음 여의도가 직장인 탓에 지천에 깔린 것이 커피점이다 보니, 나의 하루는 보통 오늘은 무슨 커피를 마실까 하는 고민으로 시작된다. 커피 맛이라고는 몰라서, 과테말라니 코스타리카니, 니카라과니 종류는 많아도 그저 한 잔의 커피를 마실 적에 향이 좋네 정도지 상호 비교할 수준이 못 되고, 베이직보다는 뭘 섞은 걸 더 좋아하는 아이 입맛이지만, 요새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찾는 탓에 종류도 정말 많아져서 직장 근처는 정말 커피 천국이라고 할 만큼 많은 종류의 커피와 커피점이 있다. 처음엔 오렌지를 넣어 만든 오렌지 비앙코가 신세계였는데, 이제는 크림 커피도 나오고, 메이플 시럽을 섞은 스위트 커피도 있고, 연유를 섞은 베트남식 커피도 나오고, 요새는 콜드 브루라는 냉침 커피가 유행을 하는 것 같다. 아침이면 몸과 정신이 천근만근인 출근길, 차갑거나 뜨겁거나 달달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기 위해 오늘도 고민한다. 오늘은 커피는?




이전에 내려마시는 커피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해외 근무 때는 기숙사에 커피 머신과 커피콩 가는 기계까지 구비하고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물론 여건상, 주변에 커피점이 없었기 때문이지만. 한국에 온 후로는 어쩐지 그런 여유가 쉽게 생기지 않는다.


바쁜 삶 속에 아침마다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커피는 하루를 시작하는데 큰 힘이 되지만, 역시나 커피를 직접 갈고 시간을 들여 내려마시는 미숙한 나의 손맛이, 그 커피를 천천히 즐기는 여유 있는 시간이- 가장 즐거운 아침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주말은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려보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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