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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carver Dec 12. 2018

우드카빙 수공구

기본 장착 아이템

카빙을 하면서 가장 궁금했고, 가장 많이 물어본 것, "어떤 수공구 쓰세요?"


대개는 이런저런 설명이 이어지거나, 내지는 카빙하려면 조각도 200개 정도는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카빙을 시작한 후, 늘 다른 사람들이 쓰는 수공구가 궁금했고, 이런 저런 모양을 깎으려면 어떤 방법으로 깎아야 하나, 어떤 공구를 써야하나 궁금했다. 브랜드는 너무 많고,  용어는 복잡하고, 가격 또한 만만치않아 수공구 구매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알음알음 여러 블로그와 카페의 글을 참고하고, 선생님들의 사용담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조금씩 수공구를 모으기 시작했다.

첫 모라(mora)나이프 구매 후, 아래의 순서대로 도구들을 장만했다.


조각도 7set/ 천비/ 3~4만원

나의 첫 카빙 선생님이 주로 쓰시던 것으로,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 중에 하나. 가격이 저렴하며, 날이 잘 드는 편. 1년 반 전에 구매한 이후로 아직까지 한번도 샤프닝을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예리하고 잘 든다. 7종이라 필요에 따라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 조각도 입문용으로 경험치를 쌓기 좋다.

페일에 비하면 저렴한 느낌이 풀풀이지만, 이따금 사용할 때 참 잘 깎인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까지 사용한 결과 창칼, 평칼을 제외한 나머지는 유용하게 썼다. 각 조각도의 사용의 빈도수는 개인 작업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후크나이프/ 모라(mora)/ 3~4만원

숟가락을 깍으려면 필요한 아이템으로, 숟가락의 오목한 머리 부분을 깎는데 쓰인다. 여러개의 숟가락을 깎아본 결과, 후크나이프로 작업하면 숟가락 머리가 깊고 옴폭하게 깎인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밥수저용으로 깎으려면 후크나이프보다는 조각도로 깎는 것이 더 적합한 듯 하다. 카빙 입문하면서 초반에 많이 사용했고, 숟가락의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 요즘에는 사용 빈도수가 낮아졌다.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이 많이 필요한 아이템이다. 처음 사용할 때는 잘 안 깎였으나 여러번 사용하면서 감이 생기니 수월해졌다. 양날 후크나이프와 오른손, 왼손잡이용 후크나이프 3종류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양날보다는 오른손 또는 왼손잡이용을 추천한다. 사용하다보면 칼등을 밀어줘야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양쪽 모두 칼날인 양날형은 불편하다.


드로우 나이프/ 페일(pfeil)/ 8~9만원

카빙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깎아보고 나면, 작업의 효율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때 구매하게 되는 것이 드로우 나이프이다. 직선과 약간의 곡선 작업시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을 덜어내기 좋은 도구다.

그러나 모든 도구가 그렇듯이, 사용법을 숙지하기 전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처음 사용할 때는 힘이 많이 들어가고, 잘 안 깎여서 쓰다 말았다. 그렇게 근 4개월간 빛을 보지 못하다가 현재의 카빙 선생님을 만나 노하우를 배우면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 중이다. 배운 걸 요약하자면, 뒤집어 쓰고, 비스듬하게 사용한다. 무엇이든 정석대로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자신만의 사용법을 터득하는게 중요하다는 배움을 얻었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애용하게 되며, 작업 시간을 매우 줄여주는 효자 아이템이다.


조각끌/ 페일(pfeil) /4~9만원

천비와 페일을 사용했을 때, 더 잘 든다는 느낌은 천비다. 그러나 좀더 고급(?)스럽고, 견고한 느낌은 페일이며, 날의 종류도 더 많다.

천비의 경우, 환끌, 심환끌, 아사끌, 평끌, 창끌, 삼각끌, 직각끌 7종이 있고, 여기에 곡환끌와 곡아사끌을 더해 9종이다. 6~11종에 이르는 날폭까지 따지면, 87종이며, 손잡이 모양을 추가하면 200종에 달한다.

페일은 날의 곡선 정도, 삼각, 직각에 따라 NO.가 붙는데 NO.1부터 NO.18까지 17종이 있다.(NO.10은 없는 것 같다.) NO의 앞에 D가 붙은 것은 일반사이즈에 비해, 손잡이와 날길이가 작은 사이즈로 제작된 D형 조각도이며, NO 뒤에 붙은 L 또는 a는 2종류의 '곡'환도를 의미한다. NO별로 날폭이 4종에서 15종에 이르므로, 총 몇 종인지 헤아리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페일의 장점이자 단점은, 종류가 너무 많아서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고를 수가 없다는 것. 한번 사서 써보고, 실패하면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하기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현재 5종의 페일을 사용하고 있다. 가장 오른쪽이 D형  작은 사이즈의 조각도이며, 주로 곡환도인 L형 조각도를 사용 중이다. 오목하게 파인 그릇 작업을 좋아하다보니  L형을 찾게 된다. 1에 가까울수록 평끌에 가깝고, 숫자가 높아질수록 곡이 둥글어진다. D7L/10이라고 하면 암호같지만, 작은사이즈의 NO.7 ‘곡’환도, 날폭 10mm로 해석하면 된다. 작업마다 필요한 곡과 폭이 다르기 때문에 비용에 제약이 없다면 끌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조각끌이 200개 정도는 있어야 자유롭게 작업한다는 말이 이제는 이해가 간다.


천비 조각끌 관련: http://www.chonbi.co.kr/main.php?m1=28&m2=34&m3=43

페일 조각끌 관련: http://www.pfeiltools.com/en/products/straight-tool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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