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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carver Dec 13. 2018

넘실넘실 흰: 커튼

카빙작업실의 소소한 인테리어

나의 작업실 바로 옆에는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작업실이 있다. 원래 하나였던 공간을 2개로 쪼개어 사이좋게(?) 잘 나누어 사용 중이다.


작업실에 페인트칠을 하던 당시에 옆 작업실 주인장에게 인사도 하고, 작업실 구경도 했는데, 사진을 찍는 공간이라 그런지 인테리어가 너무 아기자기하게 잘 되어 있었다. 모두 셀프 인테리어 한 것이라는데 세상엔 참 엄청난 능력자가 많은 듯하다. 고작 페인트칠을 하고 들어온 나의 작업실과는 내부가 놀랄만치 비교되지만, 밖에서 보면 비슷하다. 커튼 때문에. ^^


처음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 옆 작업실에는 희디흰 커튼이 곱게 설치되어 있었다. 얇은 커튼 같은데 안이 전혀 비치지 않았다. 안에는 암막 커튼으로 2중 설치된 것을 나중에 알았다. 1층 상가에 커튼이라니 좀 특이하다 싶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작업실로 사용하자면 커튼이 필요했다.

그래도 나름 나무 작업실이라, 커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전면 통유리, 겨울에는 추위를 감당하기 힘들다. 게다가 앉아있으면 밖에서든 안에서든 서로가 훤히 보이니 부담스러웠다. 특히 밤에는 조용히 집중해서 작업하고 싶은 마음에 커튼을 설치하기로 했다.


살면서 커튼 구매할 일이 별로 없었는데, 새삼 이리 비쌀 줄이야. 얇은 속 커튼을 바깥쪽으로, 두터운 방풍 암막 커튼을 안쪽으로 달려고 하니 비용이 50 가까이 든다. 상가이다 보니, 천장이 높아 일반 사이즈로는 커버되지 않았고, 폭이며, 높이에 따라서 금액이 훅훅 늘었다. 한동안 끙끙 고민하다가, 이전에 복층집에서 사용했던 커튼 길이를 줄이고, 속 커튼만 사이즈에 맞춰 주문했다. 커튼 레일을 달고, 커튼 설치까지 셀프로 하느라 고생했지만, 막상 달고나니 분위기가 아늑하고 좋다. 옆 작업실과도 약간은 쌍둥이 같다. 옆 건물에도 작업실인지 카페인지 모를 아기자기한 가게가 들어왔는데, 그곳은 3색 커튼으로 단장을 했다. 이 골목이 어쩐지 커튼 커튼해지는 느낌이다.


덧. 요며칠 날씨가 엄청 추워졌다. 커튼마저 없었으면 어쩔뻔 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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