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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carver Dec 14. 2018

나의 작업 앞치마

애정하는 매우 애정하는

카빙을 시작하고 참으로 많은 것들을 구매했지만, 오래도록 구매를 미룬 물품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작업복이다. 카빙을 할 때 옷에 나무 부스러기나 톱밥이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통 작업용 앞치마를 두르곤 한다.일반적으로 주방에서 두르는 앞치마와는 달리 좀 더 두터운 천으로 만들고, 이것 저것 넣을 수 있는 실용적인 주머니가 여럿 달려있다.


소소한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작업복은 좀 특별한 걸 입고 싶다는 마음에 차일피일 구입을 미루던 것이 결국 작업실을 마련할 때까지 마땅한 작업복을 구하지 못했다. 종종 시간이 날 때면 인터넷으로 앞치마/작업복/공방 앞치마 등등을 검색해보고, 그걸 입고 작업하는 모습을 상상기를 여러차례. 그러나 카빙이 생활의 근간을 이루면서, 카빙 작업 때 입을 앞치마는 일상복보다 더 자주 입을 옷이라고 생각하니 더더욱 선택이 어려웠다. 


덕분에 한번 작업할 때마다 옷에 묻은 나무 부스러기를 떼어내는 것도 일이었다. 털고 또 털어도 어디선가는 부스러기가 나왔다. 바지 주머니에서도, 상의 주머니에서도, 세탁기에서도. 꼭 앞치마가 없어서는 아니었지만, 늘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부스러기가 불편하던 차였다.


작업실에 첫 방문한 지인이 작업실 입주 기념으로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무엇이 제일 필요하냐는 물음에 딱 떠오른 것이 작업복이다. 오랫동안 사귀어온 막역한 지인이기에, 그이가 선물해준 것이라면 평생 입으리라 다짐하며, 맹렬히 작업복을 검색했다. 그러다 눈에 딱 들어온 앞치마를 발견했는데 선택할 수 있는 천 종류가 다양하고, 무엇보다 앞 트임이 되어 있어서 편안하고, 활동성이 좋아 보였다. 문구 인쇄도 가능했기에 이니셜까지 뙇 넣어서 주문을 했다.


두근두근 이틀을 기다려서 받은 앞치마는 과연 마음에 들었다. 요즘은 작업실에 가면 앞치마부터 챙겨 입는다. 없이 카빙했던 기간이 무색할 만큼, 막상 있으니 편하고 좋다. 앞치마 하나를 이렇게 정성껏 고르고, 애정할 줄 몰랐는데, 내가 무얼하느냐, 어디에 관심사를 두느냐에 따라서 참으로 많은 것이 바뀐다.



#우드카빙 #작업복 #작업앞치마 #공방앞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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