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 작은 사치
내가 머물고 있는 공단은 상당히 넓다.
볼 일을 보고 건물을 나서는데, 이 너른 공간에 나뿐이다.
문득 일체의 소리가 사라진 것 같은 고요함을 느낀다.
그리고 비가 한 방울 두 방울 내리기 시작한다.
고요함 속에 빗방울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전에는 다른 소음에 가려 미처 인식하지 못한 작은 소리
가만히 귀 기울이며 생각해본다. 비는 어떤 소리를 내는가.
'탁탁'이거나, '삭삭'인 것 같기도 하고.. '사박사박'인 것도 같다.
무소음의 공간 - 작은 빗소리에 귀 기울이는 지금. 시나브로 차분해지는 마음
몰아치는 일에 마음이 쫓기고 조급해져 여기저기 좌우충돌 부산을 떨고 있었다.
그 와중에 만난 일상 속 작은 틈새. 다급한 마음을 일순간 멈추게 하는 고요.
처음인 것 같다. 이토록 작은 가랑비 소리를 듣게 된 것은.
귀를 기울이면. 자잘한 바람 소리, 빗소리, 새소리. 많은 것을 들을 수 있다.
도시에 살지 않아 불편하지만, 도시에 살지 않아 누릴 수 있는 것들.
자연에 좀더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작은 사치가 아닐까.
오늘. 당신께선 어떤 소리에 귀 기울이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