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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carver Oct 23. 2015

오늘도 포기하고 싶은 당신에게

>  이 어려움도 지나고 나면, 반짝이는 무언가로 남을 것이라고. 

산다는 게 참 어렵다..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시간을 살아오는 동안, 삶이 만만했던 적은 없었다. 

공부면 공부, 연애면 연애, 사람들과의 관계..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그러나 자의를 갖고 하는 일에 대해서는, 최소한 소홀할 수는 있었고, 

그 후에-, 단지 그 소홀함에 대한 대가를 내 인생으로 지불하면 되었다.

인생에서 무얼 잃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많은 것에 소홀했던 것 같다. 

힘들다, 어렵다, 죽겠다 앓는 소리를 해가면서, 그렇게 적당히 노력하고, 적당히 놀면서, 무난히 살아왔다.


그런데, 사회생활은 더 어렵더라..

그런데, 직장을 다니고부터 그동안 앓는 소리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다. 

남의 돈을 받는 대신 내 능력으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니 만큼, 언제나 결과가 필요했던 것이다.


회사에서 내게 바라는 기대치, 그 기대치에의 충족을 위한 몸부림.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들, 그런데 당연히 알지는 못해서 맘 고생하며 채워나갔던 부족분.

끊임없이 밀려드는 업무에, 효율이 안될 때는 초과시간을 투입해서 만들어내야만 했던 결과물. 


남의 일이기 때문에, 남의 돈이기 때문에 오히려 소홀할 수 없었는데,  

소홀함의 대가는 내 인생이 아니라, 내가 속한 집단의 문제가 되었으니까. 


그래서일까. 

포기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회사생활 중에, 해외근무 중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방황하고 포기하는 것을 보아왔다.

어쩌면 살면서 가장 강압된, 그리고 치열한 시간이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일하는 기간일 것이고,

그것은 다른 어떤 어려움보다도 더 큰 어려움이요, 도전일 것이다. 


다른 회사에 비해  결코.. 결코 적지 않은 업무량으로 인해, 야근도, 스트레스도 많았다.

입사 초반부터 지금까지, 직원들에 대한 상당히 높은 회사의 기대치에 허걱스럽기도 여러 번.

5년이라는 기간을 근무하면서 나에게도 몇 차례의 난관이 있었다.

내가 과연 이 일을 할 수 있는 걸까. 할만한 일을 주는 걸까. 이만큼이나 나를 쏟아부어야만 할까. 

의심스러웠고, 힘들었고, 나는 사라지고 회사인인 나만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던 시간들.


내가 바라는 최소한의 저녁이 있는 삶을 나의 회사가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 

최대의 효율을 위해 최소의 인원이 무한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지치는 일이었다. 


그러나 어찌어찌 그 시간들을 버텨내고 보니, 어느 새 내가 그 업무들를 해내고 있었고, 

더불어 내게는 또 다른 기회들(해외근무, 나아지는 회사의 복지, 여행의 시간들)이 주어졌다.

잃은 것이 있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 정말 힘든 순간 포기하지 않고, 버티어 보는 것. 

그 경험 자체가 가장 값진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지금 회사가 나에게 주는 것, 그리고 내게서 가져가는 것은, 내가 원하는 인생의 길과는 좀 떨어져 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 30대- 약간 돌아가더라도 남은 인생의 시간이 긴 만큼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혀 뜻하지 않던 곳, 기대하지 않던 길에서 새로운 것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언젠가는 내가 현재 속해 있는 이 곳을 떠나는 날이 올 것이다. 

다른 어떤 것에 도전해보고 싶을 때, 진정한 필요에 의해서. 

지금은- 힘들더라도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고 싶다. 이 곳에서.




버티지 못하고 떠나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많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지금 보이는 이 어려움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어려움이 지나가고 나면, 결실의 시간도 올 텐데.

조금만 더 버텨보지, 떠날 때 떠나더라도 결실을 보고 나서 떠나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힘들어 죽을 지경인데 버티는 건 안 된다. 그러나 죽을 만큼 힘든 경우가 아니라면, 버텨볼 만하다.

언제 지나갔냐는 듯이, 시간과 함께 그 어려움이 지나가고, 가치 있는 어떤 것이 삶에 남을 테니 말이다.


오르는 길이 어찌나 가파르던지. 

여기까지만 올라갈까. 그만 올라갈까 계속 망설였던 피라미드 '등반' 

끝까지 오르고 나면, 땅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풍경, 시원한 바람과 상쾌한 기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면, 그 끝에는 아주 값진 경험, 또 다른 인생의 풍경이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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