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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carver Nov 03. 2015

안녕하세요.

오늘, 기분 좋은 인사로 시작해요.

안녕하세요. 


아침을 인사로 시작하자. 

기분좋은 미소로. 머뭇거리지 말고, 아는 모든 사람들을 만날 때. 


처음 낯선 이 곳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생김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이들에게 인사를 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어색함과 긴장감으로 잔뜩 굳어서,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고 조용히 자리에 가서 앉곤 했다. 


얼마 후, 아침인사, 점심인사, 저녁인사를 다 외우고 나서도, 쉽사리 인사를 할 수가 없었다. 

이들이 내 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인사를 안 받아주면 어쩌지. 여러 망설임들이 나를 머뭇거리게 했다.  

그런 망설임 끝에 어렵사리 첫 인사를 건내었을 때, 내게 돌아온 환한 미소, 활기찬 인사에 눈물이 날 뻔했다.

BUENOS DIAS. 좋은 아침!
BUENAS TARDAS. 좋은 오후!
BUENAS NOCHES. 좋은 저녁!

제각각 다른 아침인사, 점심인사, 저녁인사를 매 번 헷깔려서 반년 정도는 섞어 쓰곤 했다. 

아침에 점심인사, 점심엔 아침인사, 저녁에 점심인사, 하고나서야 아차.. 잘못했구나. 생각했지만. 

모든 이들은 유쾌하게 미소로 인사를 되받아주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젠 출근길에 만나는 얼굴을 아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한다. 웃으며. 유쾌하게. 

그리도 되돌아오는 그들의 미소와 인사는, 하루를 시작하는 내게 늘 기분좋은 에너지이다. 


잘 사는 인생이 별건가. 

그저 간단한 인사와 미소를 주고받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인 걸. 

사람과 사람 사이 눈맞춤 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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