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들과 함께하는 - 중미 망자의 날
11/2 - DIA DE LOS MUERTOS, 즉 망자의 날이다.
죽은 자와 산 자가 해후하는 날.
아즈테카에 문화적 연원을 둔 기념일로, 멕시코 등 중미 지역에 남아있는 풍습이다.
옛 원주민들은 삶에서 죽음에 이르는 것을 자연의 순환으로 여겨, 이를 신성하게 여겼다고 한다.
죽은 이들이 저승으로부터 돌아와 산 자와 나누는 하룻 동안의 만남
10월 말인 31일부터 시작하여, 11월 2일까지 이어지는 망자의 날.
11월 2일은 망자의 날이고, 그 앞의 이틀은 망자를 맞이할 준비를 위한 날이라고 한다.
느낌 상으로는 우리가 지내는 제사 또는 벌초와 비슷하다고 할까?
한국에서도 제삿날에는 돌아가신 분께 복을 빌고, 추모를 드리기 위해, 생전 좋아하던 음식으로 제사상을 차리니 말이다. 다만, 이곳에서는 망자들이 돌아오는 날이 '망자의 날'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꽤나 큰 행사가 된다. 모든 집에서 같은 날 제사상을 차린다고 생각해보면 상상이 되지 않을까.
중미 국가들 중에 멕시코는 단연 으뜸으로 망자의 날을 기린다.
아즈텍 문영의 영향을 가장 많이, 직접적으로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멕시코 여행 때 느낀 것이지만, 그들의 기념품이나 상징물 중에는 특히 해골 문양, 해골 그림, 해골과 연관된 것들이 많은데, 이는 죽음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멕시코의 문화적 특징인 듯 싶다.
상대적으로 니카라과는 망자의 날을 성대하게 치르지는 않지만, 음식과 꽃을 준비하여 묘지를 방문한다.
묘지에서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boveda(납골당 개념.. 한국처럼 봉분으로 만들지 않고 나무 궤짝 식으로 만든다)와 십자가를 새로 칠한다고 한다. 어쩐지 평소 근처의 묘지를 지나칠 때마다 무덤의 십자가들이 다 새 것 같이 색깔이 선명하다고 생각했는데, 매년 새로 칠해서 그런 것이었다.
돌아가신 분의 추억하고 기린다는 의미에서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다른 점도 있다.
이 곳에서는 죽음을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죽음을 일종의 더 나은 세계로 넘어가는 관문으로 받아들이며,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그리고 망자의 날도 죽은 이와 함께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고, 함께 시간을 나눈다는 의미로 생각하기 때문에 가족 친지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수다를 떠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멕시코에서 정말 많은 해골을 본 것 같다. 이전에는 해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멕시코 여행 후, 많은 해골 기념품을 소유하게 되면서 이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다. 참 흥미롭지 않은가? 문화에 따라서 하나의 사물에 대한 시각이 이토록 다를 수 있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