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여행기 - 테오티우아칸
멕시코 시티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아즈텍 고대 도시인 테오티우아칸.
옥수수 농경을 기반으로 한 문명의 고대도시로, 기원전에 시작되어 400년 경에 가장 번성했다.
당시 도시 거주 인구만 20만 명, 시가지의 넓이는 20KM2에 이르렀다고 한다.
동시대의 도시인 로마에 버금가는 규모였지만, 지배자나 지배 구조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600년경부터 급속히 붕괴된 도시는 폐허가 되어 흙 속에 묻혔고, 이후 13세기 아즈텍 문명에 의해 발견되어 '신들의 자리'라는 의미를 가진 '테오티우아칸'이란 이름을 갖게 된다.
- 참조 : AB-ROAD - 국가별 여행기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이었기에, 멕시코를 경험한 주변인 또는 현지에서 만난 여행자들의 의견을 많이 물었는데, 만장일치로 나오는 것이 [테오티우아칸] 이었다. 보통 여행으로 한 도시를 들어가면 웬만해서는 그 도시를 벗어나지 않지만, 고대의 유적, 피라미드라는 것에 흥미가 생겨 근교 버스에 오르게 되었다.
테오티우아칸의 입구로 들어가는 길, 곡예 중인 인디언들을 만났다. 하늘로 치솟은 긴 장대에 여러 명의 인디언이 올라가 피리를 불고 있었다. 인디언의 피릿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그것은 어떤 음악과도 달랐다. 자연과 친한 민족이라 그런지 음악조차 자연의 한 부분 같은 느낌이었다. 흘러가는 바람 소리도 같고, 새소리 같기도, 시냇물 소리 같기도 한 그런 음색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말끔한 하늘을 배경으로 울려 퍼지는 청아한 소리는 무척이나 기묘했다. 마치 신선 무리인 마냥 그들은 그렇게 하늘에 모여 앉아 소리를 나르고 있었다.
입구를 지나니 정면에 낮은 피라미드가 하나 보였다. 이것이 그 유명한 피라미드인가 했는데,
하늘과 창조의 신을 모셨던. 켓찰코아틀 신전(Templo de Quetzalcoatl)이라고 한다.
그냥 지나가도 되었을 텐데 멋모르고 오르는 바람에 초반부터 체력을 많이 소진했다.
도시의 중심인 달의 피라미드, 태양의 피라미드로 가는 길, 입구 쪽인 켓찰코아틀 신전에서 꽤 거리가 있다.
슬슬 태양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니 그늘 한 점 없는 길 위는 상당한 열기가 느껴졌다.
입구를 지나면 바로 정면에 켓찰코아틀 신전이 있고, 왼쪽으로 돌아 쭉 뻗는 길을 따라 걸으면 그 정면에 달의 피라미드가, 오른쪽에는 태양의 피라미드가 있다. 태양의 피라미드 앞에서부터 달의 피라미드에 이르는 길은 죽은 자의 길이라고 명명하는데, 이는 사람을 신에게 바치는 고대 도시의 풍습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달의 피라미드에서는 산 자의 심장과 피를 신께 바치는 제사가 행해졌고, 이 산 제물이 걸었던 길을 죽은 자의 길이라 부른다.
땡볕과 가파른 길, 준비 없이 시작된 순례길이라 태양의 신전을 오르고 나서는 넋 다운. 결국 달의 피라미드는 나중을 위해 남겨놓았다. 태양의 피라미드에서 보는 풍경도 충분히 아름다웠는데, 달의 피라미드는 더욱 좋다고 하니 한 번 더 준비된 자세로 가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태양의 피라미드는 이곳에 있는 피라미드 중 가장 가파르고, 높다.
올라가다 쉬고, 올라가다 쉬고를 반복하며 간신히 꼭대기에 이르렀다.
그 간의 고생을 보상해주듯 불어오는 바람에 땀으로 눅진한 몸이 시원해진다.
생각보다 높은 피라미드의 높이에 내려다보이는 시야는 아찔하다. 사방으로 넓은 초원이 펼쳐져있다.
400년 경이면 어쩐지 잘 상상이 안될 만큼 오래전인데, 도대체 어떤 문명이 이 땅에 이만한 피라미드를 세웠을까. 그 초기 시대의 도시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았을까. 촘촘히 빈틈없이 쌓아 올려진 돌들. 꽤나 구시댓적에 만들어진 이 거대한 피라미드는 오랜 시간 묻혀있었음에도 견고하고, 건재하다. 세월을 거스를만한 건축물을 지을 재능이 있었음에도,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토템이라니. 어쩐지 으스스하다.
피라미드도 피라미드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세월을 탄 잔해 속에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
참 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피라미드를 오르고, 내린다.
많은 세월의 흐름 속에, 사람도, 시대도, 환경도 바뀌었지만, 이 쨍한 태양만큼은 그대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