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은행 체험기 - 아! 니카라과
해외에 근무를 하면서, 가장 그리운 것 중 하나.
우습게도 - 은행 이다.
이전에도 업무상 은행과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로 '갑'의 입장에서 일을 했었다.
찾아가든 전화를 하든, 뭔가 요청을 하면 정중하게 돌아오는 빠른 피드백.
우리는 은행에 일을 주는 입장이었기에 은행으로부터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나름 우수한 고객이라는 것. 그에 따른 서비스는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니카라과에서 근무하면서 '서비스'라는 게 얼마나 먼 나라 이야기인지 실감한다.
이 곳은 아직 후진국이다. 그만큼 은행 수가 적고, 통장이나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 적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쩐지 은행은 사용자에 대해 묘하게 갑의 입장이 되어 있다.
처음에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납득당한 개념. 통장 유지비.
이곳에서 통장을 만들고 유지하려면 일정 금액의 예치금이 필요하고, 이 예치금을 유지하지 못하면 은행에서 수수료를 떼어 간다. 예로, 달러 통장의 경우는 100불의 예치금이 있어야 개설이 가능한데, 100불 밑으로 잔고가 떨어지면 매 달 15불이 자동으로 차감된다. 잔고가 0이 되면, 해당 통장은 아예 자동 CLOSE. 재개설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것만 봐도. 은행이 고객을 보는 관점이 다름을 느낀다.
뭘 하나 물어보려고 전화하면, 전화를 안 받는다.
그래서 메일을 쓰면 한참도록 회신이 없다. 두 번, 세 번 체이스를 하면 그제야 마지못해 회신.
무슨 결정을 하나 내리는데도 은행 측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느라 일주일은 기본으로 소요된다.
전에는 환전 환율을 올려달라고 했더니 싫다고.. (다른 은행에 비해 너무 낮았다.)
그래서 다른 은행에서 환전하려고 했더니 안 된다고, 자기네랑 해야 한다고 짜증을 낸다.
이 무슨 횡포인가, 따지라고 했더니 - 은행이 하는 말.
우리 회사 때문에 자기네가 얼마나 일이 많아졌는지 아냐고 하더라.
하....
은행에 고객이 많이 생겨서 일이 많아진 것인데,
우리가 일을 준 걸 본인들의 수익으로 생각하고 서비스를 하는 게 아니라,
일이 많아졌기 때문에 우리에게서 뭔가를 더 받아내야 된다고 생각하는 이 사고방식.
정말 어이없지만, 이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다.
고객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호갱인.
이런 은행과 일하다 보니 우리가 너무 당연한 듯 받고 살았지만,
어쩌면 이런 서비스가 당연하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하며 살아야지

덧] 해외에서 은행 업무는 너무 힘든 일이다. ㅠ